러시아와 게약에 따라 내년 5월 재발사...25일 오후 발사지휘센터(MDC) 현장스케치

 

[조은뉴스(전남)=조순익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 도중 나로호가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는 보고를 받고 "비록 궤도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7전8기가 안되면 8전9기로 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 우주강국의 꿈을 꼭 이뤄야 한다. 이번 시도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당부했다.

또 “그동안 나로호 발사를 위해 밤낮없이 연구개발에만 전념해온 항공우주 과학기술자들을 더욱 격려하라”고 지시했다.

한편,발사가 실패할 경우 두 차례에 걸쳐 재발사한다는 러시아와의 계약에 따라 나로호는 내년 5월 다시 발사될 예정이다. 여기서 또 실패하게 되면 2011년 2월에 한 차례 더 발사된다.

 

◎25일 발사지휘센터(MDC) 현장스케치 - 교과부기자단풀기사
나로호 발사때 발사통제동에 참관했던 동아사이언스 이현경 기자의 풀기사

●발사 전 MDC 현장스케치
25일 3시 57분, 발사지휘센터(MDC)는 블라인드가 내려져 관람석에서는 MDC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블라인드 틈으로 힐끗힐끗 보이는 MDC 내부 연구원들 얼굴엔 긴장감이 감도는 듯 했다. 대부분 중앙 전면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나로호 발사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오후 4시 15분 MDC와 관람석을 구분하는 유리창에 블라인드는 여전히 내려진 상태. 항우연 관계자는 “연구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라며 “MDC 안에서 발사 준비가 한창인 만큼 국무총리가 입장할 때도 박수로 환영하지 말고 목례로 인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로호 발사를 참관하기 위해 정계, 과학계, 러시아 우주관계자 등 120여명이 MDC를 찾았다. 정계 인사들로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오명 전 부총리, 이종걸 교과위원장, 권영길 의원, 허원제 의원, 김춘진 의원, 박보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시중 전 과기부 장관, 채영복 전 과기부 장관, 강창희 전 과기부 장관, 김영환 전 과기부 장관 등 전직 과기부 장관도 자리를 빛냈다. 이밖에 강태진 서울대 학장, 이덕환 서강대 교수 등 과학계 인사와 러시아 연방우주청 부청장, 흐루니체프사, 에네르고마시사 관계자와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 대사관 계자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4시 20분 한승수 국무총리와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발사 순간을 관람하기 위해 MDC로 들어왔다. 오후 4시 24분 황진영 항우연 정채기획부장의 사회로 참관석 인사들을 상대로 나로호 발사에 대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첫 순서로 이대성 항공연구본부장이 우주개발 현황을 정리하며 “몇 십분 후 나로호 발사 성공의 감동을 맛보길 기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우주개발 현황 브리핑에서 한국과 우주선진국의 우주개발 예산 비교, 나로호 소개, 나로호 개발 과정 정리,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등을 포함시켰다.

이 시각 관람석 한쪽에선 나로호 발사 성공을 기원하며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김병훈 항우연 추진제어팀 선임연구원도 눈에 띄었다.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숙인 모습에서 간절함이 묻어났다.

이 본부장은 4시 34분경 브리핑을 마친 뒤 참관석을 대상으로 MDC 내부 스크린 등 관련 상황을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발사 과정을 설명하며 “이륙 3.8초 전 붉은 화염이 이는 현상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15초 동안 동북쪽을 향해 회피기동을 한 뒤 수직으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시간 추이별 발사 상황 및 MDC 표정
** 오후 4시 34분 MDC 내부를 가리고 있던 블라인드가 걷힘 **

** 자리배치도 **
총 세 줄 중 맨 뒷줄에 4명이 자리함.
왼쪽부터 김영무 실장,박정주 단장,조광래 본부장,심은섭 센터장이 앉아 있음.
** 스크린 옆 전광판 **
UTC 영국 그리니치천문대 기준 세계표준시각
LT 한국 현지 시각
CT 카운트다운
HO 그리니치천문대 기준 발사예정 시각
LOT 발사 이후부터 작동되는 타임워치
- 오후 4시 38분
MDC 내부 25명 연구원들은 일제히 중앙 전면 스크린에 눈을 맞춘 채 차분히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발사책임자인 조광래 발사체연구본부장은 책상 위 서류와 스크린을 번갈아 확인하며 차분히 발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 오후 4시 40분
연구원들이 일제히 화면을 보며 뭔가를 확인한 뒤 펜으로 적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재 카운트다운은 별 문제 없이 1초씩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 오후 4시 43분
“모든 시스템의 발사 준비가 완료됐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이대성 본부장은 “좋은 소식입니다”라며 자동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오후 4시 45분
자동 발사 안내와 함께 MDC 내부 연구원들의 얼굴엔 더욱 긴장감이 감도는 듯 했다. 조광래 본부장 오른쪽 자리의 심은섭 항우연 우주응용미래센터장은 잠깐 동안 눈을 감고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듯 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참관석 내빈들은 발사 순간을 보기 위해 2층으로 이동했다.
- 오후 4시 48분
“발사 12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MDC 내부는 더욱 차분해진 모습이다. 조광래 본부장은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살짝 긴장한 듯 입을 살짝 앞으로 내미는 모습을 보였지만 표정은 대체로 여유롭고 차분해보였다.
- 오후 4시 51분
“발사 9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연구원들은 일제히 얼굴을 위로 들어 중앙 전면 스크린을 응시하며 발사대 주변과 나로호를 응시 하고 있다.
- 오후 4시 52분
19일 발사가 중단됐던 7분 56초가 지났다. 연구원들은 동요하는 기색 없이 차분히 스크린을 바라보며 나로호 발사 성공을 비는 듯 했다.
- 오후 4시 54분
“발사 6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MDC 내부는 이제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긴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스크린과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 오후 4시 55분
“발사 5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조광래 본부장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등을 기대고 입을 꾹 다문 채 스크린을 응시했다. MDC 내부 연구원들은
- 오후 4시 56분
“발사 4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발사가 임박할수록 연구원들의 얼굴은 더욱 굳어지는 듯 보였지만 냉정을 잃지 않았다. 얼굴을 가리거나 손을 비비는 등 초조한 기색은 별반 찾아볼 수 없었다.
- 오후 4시 57분
“발사 3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 오후 4시 58분
“발사 2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MDC 안에는 생수를 한 모금 마시며 긴장감을 달래는 연구원도 눈에 띄었다.
- 오후 4시 59분
“발사 1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조 본부장을 비롯한 MDC 내부 연구원들은 일제히 모든 일을 멈추고 스크린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 오후 4시 59분 30초
“발사 30초전”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 발사 순간 나로호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올라갔고 심은섭 팀장은 두 손을 위로 불끈 쥐며 파이팅을 외치는 듯 했다.
조광래 본부장은 차분히 모니터를 보며 나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륙 순간 모니터는 그래픽으로 전환되고 아래 중앙화면엔 광학현미경으로 찍은 나로호가 잡혔다.
나로호는 화염을 뿜어내며 한줄기 빛을 발하며 순조롭게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 이륙 이후 경과 시간은 정확치 않음.
MDC 안내방송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나 내부가 소란스러워 빠진 부분이 많음. 이규수 실장은 추후 정확한 정보 제공하겠다고 했음 **


- 이륙 30초 경과 고도 2.5km 경과 정상
- 이륙 1분 13초
- 이륙 2분 19초 자세제어 정상
이 순간 2층에서 돌아온 내빈들 중 누군가는 “오랜만에 시원한 광경을 봤다”는 소리가 들렸다.
- 이륙 3분 11초
MDC 밖은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끌벅적했지만 MDC 내부는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조광래 본부장은 발사 전과 비교해 얼굴 표정에 변화가 거의 없을 정도다.
- 이륙 4분 1초
단분리 확인을 알리자 관람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MDC 내부는 발사 최종 성공까지 확신하지 않으려는 듯 얼굴 표정 변화 없이 차분한 모습이다.
- 이륙 5분 16초
현재 고도 267km
- 2단 점화를 알리자 참관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MDC 내부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연구원들이 침착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모니터를 가리키며 옆의 연구원과 얘기하는 연구원도
- 360초 경과
비행고도 정상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현재 나로호는 오키나와를 지나 정상적으로 순항하고 있다 모니터 왼편 하단 중앙 화면엔 나로호 궤적이 선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 7분 경과 2단 엔진 점화 성공.
- 이륙 7분 44초 2단 종료 안내 방송 나옴.
- 이륙 480초 고도 385km 거리 1620km 비행 정상
- 이륙 510초 고도 360km 거리 2720km 비행 정상
현재 나로호는 필리핀 동쪽 태평양 공해상 위를 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9분 로켓과 위성 분리
“17시 09분 40초 발사체에서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1차 발사 성공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왔지만 조광래 본부장은 턱에 얼굴을 괸 채 여전히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MDC 내부 연구원들 중 몇몇은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모니터를 응시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 오후 5시 11분
이주진 원장은 참관석에게 “위성이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일이 남아있지만 발사체는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면서 “나로호 발사 성공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위성이 아직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성공이라고 하지 않고 분리 완료됐다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MDC 내부는 조광래 본부장 옆으로 박정주 단장 등 연구원 4명이 모여 무언가를 상의하는 모습이다. 박정주 단장은 오랜만에 얼굴에 긴장이 풀린 모습이다. 조광래 본부장과 박정주 단장은 급히 밖으로 나갔다(LCC로 간 것으로 추정됨).
- 5시 15분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MDC 내부로 직접 들어가 연구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나로 발사 분리 성공을 격려했다.
이종걸 교과위위원장도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도 연구원들 앞에서 격려의 말을 전했다.
현재 조 본부장과 박 단장은 LCC에 위성궤도 진입을 확인하러 간 것으로 추정되며 MDC 자리를 비운 상태다.
안 장관은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면서 연구원들과 다 함께 오른손을 들어 화이팅을 외쳤다.
- 5시 18분
MDC 내부는 이제야 긴장이 풀어진 듯 서로 얘기를 나누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자리를 뜨지 않고 과학기술위성 2호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까지 계속해서 모니터를 보고 있다.

●나로호 발사 성공 후
나로호의 일차 성공이 확인되자 참관석 내부는 기쁨의 환호성과 박수로 가득 찼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준비해온 종이를 꺼내 앉은 자리에서 축사를 전했다. 한 총리는 “나로호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 앞으로 우주개발에 더욱 매진해 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위성 교신에 성공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시기 바란다”며 “관계자 여러분 축하한다”는 말로 축사를 끝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한국 과학기술의 승리이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이라면서 “오랫동안 힘들여 개발한 만큼 정말 기쁘고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교과위위원장은 “19일 발사가 중단되자 연구원들이 너무 낙담해 마음이 아팠다”면서 “오늘 성공하는 것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명 건국대 총장(전 과기부총리)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모든 분야에 파급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우연 관계자들에게는 나로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문자 메시지도 속속 도착했다. 이규수 항우연 홍보협력실장은 나로호 발사 준비 관계로 3주 동안 얼굴 한 번 못 본 아들에게서 “‘아버지가 최고에요’라는 문자를 받았다”면서 그간의 피곤함을 잊은 듯 활짝 웃어 보였다.

러시아어 전문가로 “여기는 MDC입니다”라는 자동 안내 방송을 담당한 임석희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발사 성공이 확인되자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보였다. 임 연구원은 MDC 25명 연구원 중 유일한 여성 연구원.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안경을 벗고 쏟아지는 눈물을 연신 손으로 훔쳤다.

오후 5시 31분 MDC에 들어온 조광래 발사체연구본부장은 자리에서 서류를 챙겨 다시 자리를 떴다. 발사체지휘센터(LCC)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의 정상 궤도 진입을 최종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로호 발사 성공 환호도 잠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5일 발사 후 1시간이 지나 가진 오후 6시 10분경 브리핑에서 "발사 후 1단 엔진과 2단 킥모터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으나, 현재 감지 결과에 의하면 과학위성이 목표궤도에 정확히 올려 보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히면서 환호와 탄식이 교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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