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옥 여사, 여기자 간담회서 결혼 전 에피소드 소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쇠고기 파동 촛불집회 당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지지율은 숫자일 뿐"이라며 "밑바닥을 친 것을 오히려 감사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윤옥 여사는 5일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여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촛불집회 당시 집회하는 소리가 청와대까지 다 들렸다"며 "나와 생각이 다르면 다 틀리다는 사람도 있지만 새삼 국민의 마음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여사는 "아이를 가지면 입덧도, 태몽도 하고 태교도 하면서 10달 후에는 새 생명이 탄생한다"며 "당시는 입덧하는 기간이었다"고 진단했다.

김 여사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눈이 번쩍 띄게 좋아진다는 법은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며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올림픽으로 국민들이 하나가 됐고 지지율도 올라가 이제 입덧도 거의 끝나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적인 퍼스트 레이디의 요건에 대해서는 "70년대에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당시 사고가 많이 남아 있어 너무 나서거나 뒤져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보조를 맞춰가며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모두 발언 당시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자녀를 입학시험 치라고 보내놓고 기다리는 마음"이라며 당시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긴장을 감추지 못하던 김 여사는 식사 시간 이후로 특유의 솔직함과 재치있는 답변을 이어나갔다.

대권에 도전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도전할 생각도 없지만 사람들이 자꾸 그런 얘기를 하면 착각할 때도 있다"면서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눈이 매력적이다, 180도를 다 보고 다닌다에서 시작해 청계천, 서울숲 얘기까지 풀어내면 한나라당 고문들이 후보가 바뀐 줄 알았다"면서 "공천을 안 줘서 못나갔다"며 재치있게 맞받아치기도 했다.

김옥희 씨 사건 "거듭 죄송하다", 셋째사위, "조사 중인 사건"

사촌언니인 김옥희 씨 공천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한 친인척 연루 사건에 대해서는 "29살 때부터 현대건설 사장 부인을 하며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아왔고 조심했는데도 일이 생겼다"며 "이 자리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친척이지만 송구스럽다"고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셋째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에 대해서는 "셋째사위를 믿고 있고 아직까지 조사 중이니 기다려봐야 한다"고 답했다.

가족들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면 자녀들에게 꼭 전화를 하는 등 시간을 많이 보내진 못했지만 자상한 아버지였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손주가 6명 있는 할머니, 어머니로서 자녀들이 자주 찾아와 기쁘다고 말했고 대선 당시 딸 셋이 유세장마다 따라다니며 가장 큰 목소리로 '이명박 대통령'을 외쳐준 것이 고마웠다며 셋째 딸을 낳고 울었던 것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막내 아들 낳았을 때가 가장 기뻐


막내 아들에 대한 남다른 사랑도 드러냈다.

막내아들 시형(30)씨를 낳기 위해 음식도 가려 먹는 등 많이 노력했다는 김 여사는 당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가 분양이 안 돼 정주영 회장이 15층 꼭대기에 살아 다 분양하라고 했다며 어렵게 아들을 낳자 동네 사람들이 아들을 낳으려면 15층처럼 낳으라는 말을 했다며 당시가 가장 기뻤다고 회상했다.

최근 현안인 불교계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선거 때 기독교인이라 사찰에 많이 다니고 친분도 많이 쌓았다"면서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헌법상 종교의 자유도 있는데 묵묵히 지켜보면서 대화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집이 가난한지, 야간상고 나온지도 모르고 결혼해

김 여사는 결혼 당시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이사여서 집이 가난한 지도 몰랐고 야간상고를 나온지도 몰랐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대통령 이명박과 남편 이명박에 대해서도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며 취침시간이 언제와 관계없이 새벽 5시에 똑같이 일어나는 바람에 청와대 직원들이 불편해 한다며 일찍 일어나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30분 정도 늦어져 8시 반에 출근을 하는 편인데 전에 청와대 직원들이 대통령에게 9시나 9시 반 정도에 출근하시라고 했었는데 이것은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해 또 폭소가 터져나왔다.

김 여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장점으로 잔소리를 안 하는 점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할머니이자 어머니,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김 여사는 손자손녀도 있다보니 직장여성들이 맘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탁아시설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밝고(明) 넓게 (博)밝히는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달라

국회의원, 서울시장 당시 청계천 건설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김 여사는 이름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운을 뗀 뒤 세상을 밝고(明) 넓게 (博)밝히는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신뢰를 보내달라며 당부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방송, 신문, 인터넷 등 언론사 여기자 40여 명이 참가했으며 오찬 메뉴로는 김 여사의 요리법으로 만든 별식 메뉴인 닭강정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사회를 맡은 김은혜 부대변인은 자신이 기자 출신임을 은근히 강조하며 중간 중간 돌발 질문이 터져나오자 진땀을 흘리면서 민감한 답변을 막기 위해 교묘히 애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여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 시종일관 차분하면사도 솔직하고 재미있는 답변을 했지만 경선 이후 박근혜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슬쩍 피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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