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와 제작자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수제기타만의 매력

  [조은뉴스=김대기 기자]  

기타를 만들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이운규 명장에게 언제부터 기타에 빠지게 되었느냐고 먼저 묻는다. 하지만 그가 처음에 푹 빠져있었던 것은 기타가 아니라 나무였다.

나무를 깎고 다듬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던 그였다. 그러던 중 기타라는 악기를 알게 되었고 그 후에는 점점 기타의 소리에 매료되었다.

이런 관심은 첫 직장으로 기타공장에 입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무에서 비롯된 애정 때문일까. 그는 여전히 ‘목수’이기를 자처한다.

주위에서는 이미 그를 명장이라 칭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기타의 배움은 끝이 없다”면서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를 전한다.

“즐겁지 않으면 이 일을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 나는 즐겁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아직도 배움의 길은 무한하기에 앞으로도 이 배움의 과정을 즐길 것, 그리고 배움의 길이 끝나지 않았기에 나는 장인이나 선생님이라 불릴 수 없다”라고 말하는 이 명장.

그래서 그는 고객에게도 배운다는 자세로 임한다. 고객의 작은 조언 하나도 그냥 흘리지 않고 기타 제작에 반영하는 그의 이런 겸손한 태도는 제작자와 고객의 관계를 넘어 무한한 신뢰관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유명 연주자나 온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에 기대기보다는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일반 고객들과의 소통을 더욱 중시함으로써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인정을 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성어린 손길, 눈길로 탄생한 수제기타, 명기 나올 가능성 커
기타도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오고 있는 드래드넛이나 점보바디는 여전히 무시하지 못할 매력을 뽐내고 있지만 새로운 주법과 스타일, 휴대성 등을 무기로 내세우는 제품들이 쏟아지는 시대이다 보니 고객들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자신에게 어울리는 기타를 찾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 기타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이 명장이지만 그는 고객들에게 괜한 아집을 부리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 추세에 이 명장도 자연스럽게 따른다.

그렇다고 기타가 갖추어야할 소리에 소홀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팔러바디, 미니기타다. 특히 미니기타의 경우에는 3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기타여서 이 명장의 애정이 남다르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내부의 작은 부분까지도 많은 연구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기타는 소리와 디자인, 휴대성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수제기타는 정해진 치수가 없어 세세한 부분까지 작업자나 의뢰한 연주자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제기타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이다”라는 이 명장의 말처럼 수제기타는 대량 생산되는 기타에 비해 사람의 손길, 눈길이 더 많이 간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명기(名器)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이 명장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바보스럽도록 거짓 없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인생을 산에 비유한다면 현재 정상에서 내려갈 길을 바라보면서 하산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그는 자신의 인생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남들이 봤을 때 비록 이루어놓은 것이 없을지 몰라도 그는 전혀 조급하거나 부끄럽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뒤를 이어줄 며느리 마예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기타 철학, 그리고 기타에 쏟아 부은 자신의 인생관을 며느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악기라는 것은 만드는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 명장. 그의 인생은 기타 제작 전과 이후로 나뉜다. 기타를 만나고부터 그의 인생에는 꿈과 열정으로 가득하기 시작했다.

‘사람 냄새나는 기타, 항상 신뢰할 수 있고 정이 있는 공방’을 만들겠다는 이 명장의 첫 마음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이 명장은 세계 유수의 기타들과 경쟁하겠다는 마음가짐까지 보탠다. 그의 열정과 함께 갈 대한민국 수제기타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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