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학자 칼 바르트가 한 말이 있다.

"만약 우리가 예수께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 묻는다면 예수는 기도하는 것이라고 대답하실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명령이다. 그리고 인간이 하나님께 응답하여야 할 가장 본질적인 순종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진실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선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이다.

기도는 무엇을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윤리적인 계명이나 선택이 아니다. 윤리가 무엇을 하라는 ‘to do’의 문제라 한다면, 기도는 무엇이 될 것이냐는 ‘to be’의 문제이다. 기도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묻는 물음이기 이전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러기에 기도는 인간됨의 본질인 동시에 교회의 본질이다. 기도의 불이 꺼진 교회는 이미 교회이기를 그만둔 교회이다. 마찬가지로 기도하기를 멈춘 교인은 교인이기를 그만둔 교인이다. 그래서 기도를 사람의 호흡에 비유한다. 숨쉬기를 멈춘 사람이 죽은 사람이듯이 기도하기를 멈춘 교인은 죽은 교인이다.

우리 목사들이 지닌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목회하기에 너무 바빠 기도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사탄이 목사에게 던지는 함정이 바쁜 목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바쁜 목사는 나쁜 목사이다. 누가복음 5장에서 예수님은 인기가 최고로 올라가고 사람들이 구름 떼같이 몰려들게 되었을 때 물러나서 혼자 기도하셨다.

"예수의 소문이 더욱 퍼지매 수많은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고침을 받고자 하여 모여 오되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 (누가복음 5장 15절~16절)

나는 신학교 학생이던 30세에 청계천 빈민촌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하여 올해로 49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그간에 숱한 프로젝트를 실행하였고 온갖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렇게 숱하게 진행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 중 기도하며 진행한 내용만이 남았다.

기도 없이 실행하였던 프로젝트와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나에게 부담으로만 남았다. 그런 반성으로 8년 전 이곳 동두천 산속에서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10일 금식기도로부터 시작하였다. 내 평생에 잘한 선택 중의 하나가 되었다.

두레수도원 금식수련 산행 전 기도
두레수도원 금식수련 산행 전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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