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이면 돼!’

‘야신(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과 사상 첫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의 주인공인 ‘캐넌히터’ 김재현이 믿었다. 신뢰도 높은 SK의 ‘소년장사’ 최정(21)이 잠실벌로 옮겨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결승 투런포로 큰 일을 냈다.

최정은 이날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1-1로 맞서던 6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두산 불펜 에이스 이재우의 초구 145㎞ 한복판 높은 직구를 통타해 좌월 투런포를 뿜어냈다.

최정의 결승포로 3-2로 승리한 SK는 2승1패로 유리한 고지에 섰다.

김성근 SK 감독의 전략의 승리이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선발 오더를 짠 비결을 밝혔다. 김 감독은 두산 선발이 좌완 이혜천이자 좌타자 김재현을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그리고 장고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당초 최정을 3번으로 고려했다. 시즌 중 이혜천과의 승부에서 타율 6할6푼7리(6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 2차전에서 타격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아 5번으로 낙점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용 가능한 선수 가운데 가장 타격이 나은 이재원을 김재현 대신 3번 타자로 중용했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멋지게 맞아 떨었졌고, 이재원은 선취 득점타 포함해 3타수 2안타를 친 뒤 교체됐고, 최정은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렸다.

또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인 김재현은 벤치를 지키게 된 3차전을 앞두고 “오늘은 최정이를 한번 주목해 주세요”라고 말했고, 김재현의 예언도 맞아 떨어졌다.

최정은 경기 후 상기된 표정으로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개인적인 영광으로 생각한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렸다. 공이 빠른 투수여서 직구 타이밍에 맞추고 실투를 노렸는데 높은 공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최정은 1차전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 줬고, 방망이도 앞선 두 경기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쳐 속이 많이 상했다. 3차전 타격 훈련을 마친 뒤에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최정은 “지난해에는 처음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멋 모르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 느낌을 알게 되니 또다시 긴장했다. 하지만 오늘 홈런을 계기로 차차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1점차 승부에서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로 마무리 정대현을 8회 투입했지만 끈질긴 두산은 9회말 1사 만루의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초구를 건드린 3번 김현수의 타구가 ‘변함없이’ 2루 베이스쪽으로 가는 바람에 수비 시프트에 들어간 2루수 정근우에게 잡혀 병살타가 되면서 땅을 쳤다./잠실=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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