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312회]

(어제 3부에서 이어집니다.)
1. 프롤로그 - 한 사람의 꿈은 꿈이지만 만인(萬人)의 꿈은 현실이다.
몽골 유목민이 문자도 변변치 못한 민족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들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야만인이나 잔인한 전사(戰士)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정말 아둔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아둔한 사람일 것이다.  아둔한 사람들 100∼200만 명이 1억∼2억의 인구를  150년간 지배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들이 농경정착민들의 눈에 난폭하고 무례한 침략자로 보였을 수는 있지만 절대로 미개하거나 야만적인 인간들은 아니었다. 필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점을 강조하며 그들이 남다른 비결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필자는 그들의 성공비결을 한마디로  ‘꿈’이라고 요약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은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으로 끝날지 모르지만,  만인이 꿈을 꾸면 얼마든지 현실로 가꿔낼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열린 사고’를 통해 ‘꿈의 공유’를 이룰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한다. 

만약 칭기스칸이 난폭하고, 독재적이어서 부하들과 백성들에게 일방적인 복종과 희생만을 강요하는 유아독존적 리더였다면 ‘꿈의 공유’가 가능했었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또한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가난한 유목민들로 하여금 세계를 정복한다는 거대한 꿈을 꾸게 만들었을까?

2. 제로섬 게임의 땅
몽골 초원에는 지독한 가뭄과 때 이른 강추위라는 무서운 재앙이 있다. 몽골사람들은 대대로 그런 재앙을 겪었다. 

농사는 애시당초 지을 수 없고 가축들이 굶거나 얼어죽고 나면 인간들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는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것’ 이상의 가치는 없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전쟁이나 약탈도 마다 할 수 없었다.

그들이 동족끼리 죽고 죽이는 내전을 그치고 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밖을 정복하여 파이를 키우는 길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자연에 맞서는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강인함 즉, 막강한 개인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힘으로 살길을 찾아나선 결과가 세계정복으로 까지 확대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농경 정착민족과는 어떻게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지니고 있었기에 승리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인가?

3. 길을 닦는 사람들, 성을 쌓는 사람들
농경정착민들의 우선 관심대상은 씨를 뿌릴 토지와 비를 내려 줄 하늘이다. 위(하늘)와 아래(땅)가 중요하다. 내 농사만 잘되면 부러울 것이 없기 때문에 옆 동네 일에는 관심이 없다. 

땅을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가 되니 소유의식도 강해지고 계급이 발달하여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위, 아래가 중요하다.

정착사회는 이처럼 수직 마인드를 기초로 형성되는 수직적 사회시스템이 된다. 수직적 정착 사회에서는 모험이 필요치 않다. 자연히 창의력보다는 기억력이 중요해지고 머리가 좋다는 것은 곧 기억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정착민들의 결정적인 약점을 이렇게 꼬집고 싶다. “기억력을 중시하는 사회는 미래를 사는게 아니라 과거를 산다.” “그런 사회는 닫힌 사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갇힌 사회가 된다. 수직적 사고가 낳는 해악들이다.” 라고...

그에 반해 유목 이동민들은 항상 옆을 바라 봐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생존하려면 싱싱한 풀이 널린 초지를 끝없이 찾아 헤매야 한다. 살기 위해 위가 아니라 옆을 봐야 하는 수평 마인드의 사회가 유목사회이다. 사방이 트인 초원에서는 동지가 많아야 살고 적이 많으면 죽게 된다.

그 곳에서는 민족이, 종교가, 국적이 다르다는 것도 무시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내편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그런 사회에서는 완전개방이 최상의 가치로 통한다. 그래서 그 사회는 출신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는, 능력에 따라 무한가능성을 보장하는 사회가 된다.

21세기인 지금 정착민의 문화를 지닌 조직과 유목민의 문화를 지닌 두 조직이 경쟁하고 있다면 어느 조직이 승자가 될 것인가요? 그 때 유목민들이 승자가 되었던 것처럼 대답은 명약관화 합니다. 울타리를 치는 사람들이 길을 만드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는것이  21세기의 사회인 것입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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