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한중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

1일 북한 언론매체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횟수는 올해 1∼11월에만 모두 148회로 월평균 13.5회였다.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공개활동에 나선 셈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95회(월 7.9회)보다 월평균 기준 71%, 2007년 86회(월 7.2회)보다 88%, 2006년 99회(월 8.3회)보다 63% 증가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 77회(월 12.8회)에서 7∼11월 71회(월 14.2회)로 11% 가량 늘어 갈수록 속도가 붙는 인상이다.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경제 분야 집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전체의 40%인 31회를, 하반기 들어 11월까지 5개월 동안에는 44%인 31회를 각급 공장이나 농장 방문 같은 경제 관련 현지지도에 할애했다.

이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나쁘고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의 관심도 경제난 타개에 쏠려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에 뒤이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상반기 6개월간 2회에 불과했던 `대외행사'가 하반기 들어 11회로 늘어난 것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8월 이후에만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을 면담했다.

특히 11월 들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행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선을 끌었다.

가장 먼저 손꼽을 수 있는 사례가 남한의 경찰청 격인 인민보안성 본부를 전격 시찰한 것이다. 1998년 9월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이 이 기관을 간 것 자체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인민보안성 본부를 시찰하고 며칠 후 인민보안성이 운영하는 대동강 종합과수농장도 현지지도해 이 기관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줬다.

지난달 10일 `대청해전'에서 북한 경비정이 큰 피해를 보고 퇴각한 이후 17일만에 서해함대사령부로 알려진 남포의 해군 제587연합부대 지휘부를 시찰한 것도 관심을 모았다.

`대청해전'에서 격퇴당한 경비정이 이 부대 소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질책성 시찰'인지 `격려성 현지지도'인지를 놓고 관측이 분분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올해 들어,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공개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는 것을 후계구도와 연관짓는 분석이 많이 나온다.

작년 8월 뇌혈관계 질환으로 갑자기 쓰러진 이후 불과 5개월만인 올해 1월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본격적인 정지작업에 착수했는데 전체적인 흐름에서 다급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김 위원장 자신이야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20여년간의 `후계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치적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었다.

반면 3남 정은을 후계자로 만드는 작업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여서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분주히 움직이는 데는 북한 체제와 주민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후계자를 각인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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