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여호와께 여짜와 이르되 ... 하나님이시여 원하건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그로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그 안에 영이 머무는 자니 너는 데려다가 그에게 안수하고 ... 이스라엘 회중이 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민수기 27장 15절~20절)

오늘 오후 CTS, 기독교복음방송국에 가서 2년째 계속 중인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왔다. 오늘 공부한 주제는 민수기 27장에 나오는 모세가 후계자 여호수아를 세운 본문이었다. 모세는 불세출의 영웅이었지만 그가 한 일 중에 가장 훌륭한 일 중의 하나가 그가 죽기 전에 좋은 후계자를 세운 일이었다. 모세는 120세 나이에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평안한 중에 숨을 거두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자신의 지도력을 계승하여 나갈 후계자를 바로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실감하였다. 모름지기 어떤 분야의 지도자이든 자신의 다음 대를 이어 갈 지도자를 바로 세우는 일이 자신이 감당하여야 할 임무 중의 임무이다. 모세는 그 점에서 성공한 지도자였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풍토가 바로 서 있지를 못하다. 자신이 좋은 생각으로 좋은 일을 하였어도 그 일이 당대에 끝날 수는 없다. 후계자가 대를 이어 그 일을 계승하여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가장 실패한 지도자를 들자면 이승만 대통령이었다. 누구에게나 그러하듯이 이승만 대통령에게도 공(功)과 과(過)가 있었다. 초대 대통령으로 이 대통령은 분명히 위대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그는 후계자를 세우는 일에,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완전히 실패하였다. 이로 인하여 그의 위대한 업적까지 묻혀지게 되었다. 이기붕 같은 아첨배들을 앞세워 국내정치를 맡겼다가 자신도 나라도 재난을 당하였다. 이승만과 같은 시대에 일본의 권력자는 요시다 시게루 수상이었다. 이승만과 요시다 시게루는 공통점이 많았다. 둘 다 영어에 능통하고 외교에 달인(達人)이었으며 자유민주주의 신봉자였다.

그런데 한 가지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다. 이승만이 후계자를 기름에 실패하였고 요시다 수상은 수상 재직 시부터 젊은 국회의원이나 정부 부사의 차관 국장 선에서 유능하고 정직하고 국가관이 분명한 젊은이들을 골라 매주 토요일에 관저에서 조찬을 나누며 국사에 대한 안목을 넓혀 주었다. 그 모임이 15명 안팎이었다. 이 모임을 요시다 시게루의 정치학교(政治學校)라 부른다.

요시다 이후 그들이 번갈아 가며 수상직을 맡아 패전국 일본이 세계 경제력 2위의 국가로까지 끌어 올렸다. 이께다, 미끼, 오오히라, 다나까 등이 그 모임에 속한 인사들이었다. 그 인맥이 다나까에서 끝나면서 일본 정치력에 공백이 일어나 소위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다. 다음 시대를 이끌 지도력을 기르는 일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이다. 모세는 이 임무를 성공하였기에 위대한 지도자였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