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네이선 사와야의 ‘디 아트 오브 더 브릭’

누구나 어렸을 때 한 번쯤은 갖고 놀았을 레고(LEGO)를 이용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만들고 있는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는 원래 변호사였다. 그의 작품을 보면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갔을 때 느꼈을 내적 갈등이 전해진다. 그의 작품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CNN이 ‘꼭 봐야 할 10대 전시’로 선정한 ‘디 아트 오브 더 브릭(The Art of the Brick)’이 10월 5일부터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전시 중이다. 런던, 뉴욕, 모스크바, 타이베이 등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전시를 이어나갈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레고 장난감을 예술로 승화시킨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의 대표 작품들을 두루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다. 네이선 사와야는 세계 최초로 오직 레고 브릭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로 주로 3차원 조각품과 대형화된 인물 초상화를 창조해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미국 백악관 내 전시가 될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네이선 사와야의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작품들이 모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장난감 레고 브릭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브릭으로 집이나 자동차, 동물을 만들면서 놀았던 네이선 사와야는 브릭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끊임없이 독창적인 디자인을 창조하면서 단순한 레고 브릭을 작품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네이선 사와야는 “레고 브릭은 많은 아이들이 집에 가지고 있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난감”이라며 “단순한 장난감을 기존에는 결코 없던 경지로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한다.

미국 워싱턴 주 콜빌에서 태어나 오리건주 베네타에서 자란 네이선 사와야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그리고 이야기를 쓰며 상상력을 키워왔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뉴욕으로 이사한 그는 뉴욕대학교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가 되었지만, 회의실에 앉아 계약을 협상하는 것보다 방에 앉아 레고 브릭을 가지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일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 그는 사랑하는 레고 브릭을 재발견하고, 내면에 잠재된 어린아이의 감성을 최대한 이끌어내 많은 사람이 레고를 예술 매체로 사용한 새로운 예술 혁명이라고 믿는 작품들을 창조했다.

평범한 장난감을 작품으로

네이선 사와야는 끊임없이 예술적으로 즐겁고 장난기 있는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소재, 색, 움직임, 빛, 원근감 등 다양한 요소들을 결합시켜 평범한 장난감을 특별한 작품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은 네이선 사와야의 대규모 조각품을 위주로 구성된 전시회다. 200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후 북미, 호주, 아시아 및 중동, 유럽 등지에서 1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전시회를 찾았다. 네이선 사와야는 이 전시회에서 약 100만 개의 레고 브릭을 활용해 제작한 총 100여 점의 예술 작품을 선보였다. 지구본, 전화기 등 아기자기한 생활 소품부터 인체의 다양한 동작들을 유려한 곡선으로 표현한 대형 작품들, 레고 브릭으로만 재창조해낸 구스타프 클림트의 ‘연인(키스)’,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등 유명 예술가들의 대표작들도 만나볼 수 있다.

네이선 사와야의 작업실을 보여주는 ‘ARTIST STUDIO’를 시작으로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투영한 작품들을 모아둔 ‘HUMAN CONDITION’, 비너스상, 다비드상 등 유명 조각품을 레고 브릭으로 재창조한 ‘PAST MASTERS’, ‘모나리자’,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와 같은 명화를 재창조한 ‘PORTRAIT ROOM’ 등 다양한 주제로 제작한 작품들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전시품을 관람한 이후, 직접 레고 브릭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보는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 주요 전시 작품

YEIIOW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 중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Yellow’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나이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다. 네이선 사와야는 “어른들은 이 작품을 가슴을 찢어 열어 보이는 고통에 공감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정말로 느껴보고 싶어 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노란색 내장들이 튀어나와 바닥에 막 흩어져 있는 것이 재미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내가 방황하던 시절에 겪었던 변화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GRASP ‘Grasp’는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주저하게 만드는 손들을 형상화한 것으로 네이선 사와야가 변호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전문적인 레고 브릭 아티스트가 되고자 했을 때 이를 염려하던 사람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답변으로 제작한 것이다. “인생의 과제는 꿈을 향해 나아갈 때 구속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힘을 찾는 것이다”라고 했던 네이선 사와야의 생각을 가장 잘 반영한 작품 중 하나다.

SWIMMER 수영하는 사람을 레고 브릭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수면 아래는 보이지 않도록 제작했다. 수면 아래의 모습은 관람객의 상상력에 맡기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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