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를 준비하여 마치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설교학에서는 Inventory라 한다. 나는 30세에 개척교회를 시작하여 나이 77세가 된 지금까지 설교를 해왔다. 긴 세월 설교하는 동안 나름대로 설교에 대한 관점과 기준이 생기고 노하우를 체득하였다. 나의 노하우는 책에서 읽은 것도 아니고 누구로부터 듣거나 배운 것도 아니다. 긴 세월 경험 속에서 혼자 체득(體得)한 것이다.

앞에서도 쓴 바와 같이 처음에는 설교에 관한 기준이었는데, 살다보니 이 기준이 설교만이 아니라 인생살이 전반에 해당되는 기준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나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설교준비에는 5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는 ‘쉽게’이다
둘째는 ‘즐겁게’이다
셋째는 ‘깊이 있게’이다
넷째는 ‘적용할 수 있게’이다
다섯째는 ‘변화되게’이다.

첫째와 둘째는 앞의 글에서 간단히 설명하였기에 오늘은 세 번째 ‘깊이 있게’에 대하여 언급하겠다. 설교가 쉽고 즐겁기만 하여 깊이가 없으면 만담 수준이 된다. 한국 교회의 설교자들 중에는 설교를 웃고 즐기는 재담이나 오락프로처럼 하는 분들도 있다. 조심하여야 할 일이다. 누구의 설교든 영혼에 닿는 깊이가 없고, 지적인 깊이나 사고의 깊이가 없다면 진리를 설파하는 설교로서는 실패일 수밖에 없다.

내가 신약성경 중에서 읽을 때마다 감명을 받는 구절이 있다.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누가복음 5장 4절)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신 것은 고기잡이 그물을 ‘깊은 데로’ 던지라는 말이었지만 나는 이 말을 폭 넓게 받아들여 인생의 그물을 ‘깊은 데로’ 던지라는 말로 받아들인다. 설교에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 삶의 본질을 꿰뚫는 깊이의 차원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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