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하는 전국 문화예술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사전 분위기가 한껏 달궈진다.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하는 문화예술축제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된 전국 대표 축제 14개가 본격적인 올림픽에 앞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검증받은 이 축제들은 ‘문화’의 큰 틀 아래 다양한 예술 현장을 선사함해 문화올림픽의 의의를 더욱 빛낼 예정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연극과 무용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매년 국제 공연예술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창구로서 국내 관객과 예술가의 시각을 넓혀준다. 올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실비우 푸카레트의 ‘줄리어스 시저’를 필두로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의 ‘위대한 조련사’, 아크람 칸의 ‘언틸 더 라이언즈’ 등 총 17개 작품을 선보인다. 기대할 만한 작품을 꼽자면 무대에 올라선 후에 대본을 받아든 배우가 펼치는 1인 즉흥극 ‘하얀 토끼 빨간토끼’에 한 표를 던진다.
일시 9월 15일~10월 15일
장소 아르코 예술극장, 대학로 예술극장,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일대

원주 시내가 춤을 춘다. 원일로, 따뚜경기장, 문막읍 등 원주 시내 7곳에 특설무대가 열린다. 국내외 152팀 1만 2000여 명이 이곳에서 춤 경연을 펼친다.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30~200명으로 구성된 단체팀이 무대에서 행진형 퍼포먼스를 펼치는 지상 최대·최장의 거리 퍼레이드 축제다. 2011년 시작한 이후 지난해 문화관광 유망 축제로 선정된 지 1년 만에 우수 축제로 격상하며 빠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메인 경연이 아니더라도 즐길거리가 다양한 게 인기 요인이다. 일례로 프린지 축제는 댄싱카니발 경연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임, 마술, 퓨전 국악, 아카펠라와 같은 공연도 건너뛸 수 없는 소소한 볼거리다. 아울러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 대상 체험 존이 확대된다. 오염된 물을 대형 정화기를 통해 걸러보거나, 분리수거한 쓰레기가 재활용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문화예술 교육이 마련된다.
일시 9월 20~24일 장소 따뚜공연장, 원일로 등

매년 전주에서는 판소리에 근간을 두고 세계 음악과의 벽을 허무는 세계 음악예술제가 열린다. 특정 음악 장르의 구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린지부터 각 분야별 마스터급 아티스트의 공연까지에서 가을의 한복판에서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올해는 ‘Color of Sori(때깔 나는 소리)’를 주제로 다양한 소리의 스펙트럼을 풀어낸다. 우리가 알고 느껴온 소리의 영역이 다채로운 실험과 시도로 확장된다. 귀로 듣는 소리에서 보고 만지고 체험하는 소리로, 익숙한 소리에서 낯설고 호기심 어린 소리로,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며 소리의 스펙트럼을 무한히 넓힌다. 전통 음악과 세계 음악이 지닌 고유의 색채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면서도 과감히 융합되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때깔 나는 소리’의 주제성을 온전히 표현한다.
일시 9월 20~24일 장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무술복을 입은 한 남성이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하늘을 향해 다리를 뻗는다. 텔레비전 속 장면이 아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세계 고수들의 화려한 무술 현장이다. 택견의 본고장 충주에서 세계무술축제가 열린다. 충주세계무술축제는 세계 무술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1998년 처음 개최한 이래 20여 년 동안 지속된 유네스코 회원 무술 관련 유일한 축제다. 39개국 세계무술연맹 단체와 국내외 무술팀은 이번 축제에서 무술 중심의 문화 콘텐츠를 대거 선보인다. 전통 무술 공연만 기대하는 건 금물. 전통 무기와 갑옷을 볼 수 있는 전시 행사와 기 체험, 대장간 체험, 향토 음식점 등 즐길 거리, 먹을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고수들과 함께하는 무술 배우기도 특기할 점. 아울러 올해 축제는 무술의 실전성을 표현하는 프로그램의 격을 높이고, 주요 프로그램에 지역 문화예술가와 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일시 9월 22~28일 장소 충주세계무술공원

안동은 특정 시대에 치우치거나 종교적으로 편향되지 않은 다양한 문화가 온전히 전승돼온 지역 중 하나다. 가치 지향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문화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문화 수용과 계발에 적극적이다. 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 곳이자 동양의 미학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곳으로 꼽힌다. 안동 문화는 동양의 가치관을 계승하면서도 안동만의 특징을 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탈춤페스티벌이 대표적인 예다. 문화유산의 정적인 고요함과 탈춤이 지닌 신명을 통해 동적인 발산을 체험할 수 있다. 공연자와 관객이 격의 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게 탈춤페스티벌의 특징. 공연자는 관객에게 너스레와 덕담을 던지며 함께 판을 만들어간다. 정해진 각본도 없다. 관객은 서슴없이 판에 뛰어들어 대사를 엮으면 된다. 그저 멀리서 공연자의 춤사위를 바라보는 형식을 벗어나 전통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자 만들어진 축제가 탈춤페스티벌이다. 올해 주제는 ‘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Wish of Homo-festivus)’이다. 말뚝이가 탈을 쓰고 춤추며 이루고자 하는 소원을 축제를 통해 만들어가자는 뜻을 담았다. 말뚝이는 서민과 소외받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대변자로서 화려한 말솜씨, 역동적인 몸짓으로 자유를 표현한다.
일시 9월 29일~10월 8일 장소 탈춤공원, 안동시내 일원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출발은 2003년 하이서울페스티벌이다. 2013년 거리예술 특화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부터 서울거리예술축제로 명칭이 변경됐다.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등 일상의 공간이 공연장으로 변한다. 관객과 배우의 경계가 무너지고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도시와 사람, 예술이 한자리에서 만난다. 음악과 소리를 결합한 거리예술, 한·영 상호 교류의 해 기념 ‘영국 포커스’와 다양한 현대 무용을 접할 수 있는 ‘스페인 포커스’ 등이 주요 공연이다.
일시 10월 5~8일 장소 세종로 일대

2012년 12월 5일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시작된 민간 재원 중심의 문화예술 공공 축제가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다. 이 축제는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만으로 축제를 만들어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경쟁력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단순히 보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다. 시민이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데 의의를 둔다. 축제의 슬로건이 ‘우리 것을 발견하고, 배우고, 즐기자’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문화의 향취를 맘껏 향유해보자.
일시 10월 13~15일 장소 광화문광장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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