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함의 극치...반성과 성찰조차 할 줄 모르는 자들

<미디어포커스> 진실보도의 일념?

KBS에서 그간 편파 프로그램으로 집중 비판을 받았던 <미디어포커스>의 시간대를 옮긴다는 편성계획이 알려지자, <미디어포커스>의 제작진은 이를 조중동의 책임으로 돌리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측에 묻고 싶다. 과연 <미디어 포커스>에 대한 비판 의식이 프로그램을 진지하게 모니터한 결과 생긴 것인가. <미디어 포커스>가 편향됐다는 실증적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 제작진은 사측이 <미디어 포커스>를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조중동과 권력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판단한다.

<미디어 포커스> 제작진은 언론이 지향해야 할 최선의 가치는 ‘진실 보도’라는 일념을 갖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언론사의 성향과 무관하게 가차없이 회초리를 들었다. 저널리즘에 충실했던 것이 좌편향이라 할 수 있는가“

이들은 아주 당당하게 “김경래 김영인 오세균 이광열 이랑 이철호 이효용 조현진” 담당 기자들의 실명을 밝혔다.

참으로 놀랍다. 인간으로 태어나 뻔뻔함의 극한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실험이라도 해보겠다는 것인가.

나는 7월 20일 <‘미디어포커스’의 젊은 기자들에 묻는다>라는 칼럼에서 <미디어포커스>가 그간 좌파언론단체의 입장만을 대변했으며, 매체비평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실력도 없이, 위험한 칼질을 해대고 있다 비판했다. 또한 8월 18일 조선일보 칼럼 에서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현재 대표적인 불공정 프로그램으로 지적되는 '미디어 포커스'는 좌파 언론단체의 지령을 받아 제작되는 수준이다. 중도·보수 언론단체가 아무리 토론회를 열고 성명서를 내도 이제껏 단 한 번도 '미디어 포커스'에 반영된 바 없다. 이들은 KBS의 공영성을 '우리가 우리 패거리들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너희는 간섭하지 마라'는 식으로 해석한다. 국민의 세금을 정치 도박의 판돈으로 쓰고 있는 격이다. 기어코 자신들만의 편협한 정치관을 고집하고 싶다면 다들 사표를 쓰고 자신들의 돈으로 인터넷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은 곧바로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나의 문장 중 “중도.보수 언론단체가 아무리 토론회를 열고 성명서를 내도 이제껏 단 한 번도 ‘미디어포커스’에 반영된 바 없다”라는 표현을 문제삼은 것이다.

논리적으로 <미디어포커스>에서 지난 5년 간 단 한 건이라도 중도.보수 언론단체의 입장을 반영해주었다는 사례 하나만 제시해주면 나의 문장은 무너진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한 사례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의 김진홍 목사가 “신문과 방송의 겸업을 허용해야 한다”라는 멘트를 딴 것이었다. 그 앞뒤로 좌파언론단체 인사들을 집중배치하며, 김목사의 발언이 마치 이명박 정부와 유착된 것으로 묘사했고, 이를 난도질했다. 그래놓고서 이를 뻔뻔하게, 중도보수 언론단체의 입장을 반영했다고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것이다.

이에 인터넷미디어협회는 7월 12일자 방영분 <조중동의 포털 길들이기>편에서 전경웅 사무국장의 발언을 담당인 이랑 기자의 멘트를 교묘하게 섞어 왜곡했고, 무려 6명의 포털 옹호 멘트를 앞뒤로 배치하여, 편파 왜곡을 자행한 것에 대해 해명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미디어포커스>는 취재원이자 시청자로서 당연히 문의할 수 있는 권리를 묵살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미디어협회는 방송통신위에 <미디어포커스>를 제소했다.

실명을 걸고 ‘진실보도라는 일념으로 제작했다’ 자랑스럽게 떠들어댄 <미디어포커스>의 기자들에게 묻는다. 조중동이나 정부와 싸우기 전에 <미디어포커스>의 제작에 도움을 준 인터넷미디어협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왜 아무런 답을 못하는가. 자신들이 볼 때 힘없는 취재원의 문제제기는 무시해버리고, 여전히 권력만 쳐다보는 해바라기 역할만 자임하겠다는 것인가. 일반 연예프로그램만 해도 멘트를 준 취재원에 대해서는 최대한 성심껏 문의에 응하는 것이 방송의 기본적 윤리이다. 이런 기본도 안 지키면서 어떻게 진실보도를 운운하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다 자신하는가.

정치꾼 앞잡이로 나선 KBS 젊은 기자들

나는 <미디어포커스>의 386 정치꾼들만 주로 비판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언론 플레이를 일삼고 있는 김경래 기자, 인미협의 발언을 왜곡한 당사자이면서도 사적인 해명조차 하징 않는 이랑 기자 등, 젊은 기자들이 한수 더 뜨고 있다는 판단이 든다. 이들은 기존 386 정치꾼들의 권력에 힘입어, 앞잡이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다. 권력에 취해도 단단히 취한 모양이다.

실제로 KBS의 젊은 기자들은 최근 KBS 문제에 대해 깊이있는 검토도 없이 막무가내로 좌파언론단체의 보도자료를 베낀 수준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KBS의 젊은 기자들의 수준이 이 모양이라면, KBS 개혁의 속도와 강도는 훨씬 더 빠르고 강해야할 필요가 있다. KBS의 젊은 기자들은 KBS의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하지만, 수준이 안 된다면 개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껏 대답해보라. 당신들이 진정으로 진실보도를 위해서 KBS를 입사했는가. 그런 사람들이 전 국민의 관심사인 KBS 문제의 본질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취재원의 문제제기에 도망이나 다니고 있는가.

지금과 같이 진보좌파 단체의 세뇌교육을 받은 수준으로 보도하려면, KBS에 또아리 틀고 앉아 국민의 세금을 축내면 안 된다. 당신들이 힘 없다고 무시하는 인터넷미디어협회의 소속사만 해도, 바로 보수우파적 가치를 언론에 반영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이 아닌 자신의 돈으로 목숨을 걸고 운영하고 있다. 그렇게 진실보도에 자신이 있으면 사표 쓰고 나와서 인터넷신문 만들어서 시장에서 평가를 받아보라.

그럴 용기와 지성과 양심도 없으면, 조용히 국민세금으로 생계나 유지하며 얌전히 있으라는 거다. 진실보도는커녕 성찰과 반성도 할 줄 모르는 당신들은 기자도 아니고 언론인도 아니고 그냥 철밥통 기득권 직원일 뿐이다.

KBS가 아닌 KBS 사람들의 죄

이들의 행태로 보건데 <미디어포커스>의 문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해보인다. 이들에 대해 사회적인 응징을 하지 않고 단지 <미디어포커스>의 시간대만 옮긴다고 해서 KBS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9월 29일 오전 10시 30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는 20여개의 보수중도단체가 힘을 합친 미디어발전국민연합 출범식이 열린다. 여기서 제시한 13대 주요정책 과제 중에, 법적으로 허위 왜곡보도가 밝혀진 MBC 'PD수첩', 구성안을 조작한 <100분토론> 그리고 <미디어포커스>에 대한 집중 감시가 포함되어있다.

왜곡, 허위, 편파 보도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이 입증이 되었을 때 이들이 보이는 사후 태도가 더 문제가 된다. 도무지 반성과 성찰을 할 줄 모르는 자들이 언론권력을 누려도 되는 것인가. 이는 언론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이다.

영화 <넘버3>에서 깡패 검사 최민식은 “죄가 무슨 죄가 있냐 사람이 죄인이지”라는 말을 한 바 있다. <미디어포커스>의 젊은 기자들의 퇴행적 행태는 바로 풍자적인 최민식의 말을 정당화해주고 있다.

<미디어포커스> 젊은 기자들의 인간적 미성숙 자체가 언론개혁의 걸림돌이고, 이들이 KBS 내부에서 활개를 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KBS 전체의 인간성이 권력과 철밥통에 취해 썪어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KBS의 죄가 아니라 KBS 사람들의 죄이다.

중도보수언론단체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 KBS <미디어포커스>에서 과연 보수진영 최초로 언론연합단체 출범식이 열리는 9월 29일, 취재를 올지 안 올지 지켜보겠다. 그리고 보도를 하지 않는다거나 보도를 해도 문장 하나라도 왜곡하는 순간에 다들 언론인으로서 생명을 건 싸움을 각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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