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11일 보고회… 결과 공개 및 시연 심부지열 개발에 한발짝 더 다가서

[(광주)조은뉴스=김현철 기자]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영수), (주)한진디엔비(대표 한문석)와 함께 심부지열 시추와 관련해 지하 3502m까지 굴착에 성공, 세계 심부시추분야의 역사를 다시 쓰는 쾌거를 거뒀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11일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심부지열 실증시추 성공 성과보고회’를 열고 광주시와 참여기관이 공동 추진해 성공한 심부시추 결과를 보고하고 실제 시추기를 활용한 시연도 펼친다.

※ 심부시추 : 석유, 석탄, 가스 등 자원이나 지열에너지 개발을 위해 지하 수㎞를 굴착하는 기술

이번에 공개되는 성과는 워터햄머 방식을 이용해 경제적으로 지하 3502m까지 굴착에 성공한 것으로 세계 최고기록에 해당된다.

워터햄머 방식의 굴착방법은 물의 압력을 동력원으로 이용해 드릴 파이프 전단에 장착된 비트를 초당 15회 이상 빠르게 움직이도록 하고, 비트가 지중 암반을 타격해 굴착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심부굴착 방식인 로터리 방식, 에어햄머 방식과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특히, 워터햄머 방식은 미국, 유럽 등 심부시추 선진기술을 보유한 선진국들이 주력 기술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였지만, 2008년 스웨덴의 608m 굴착을 마지막으로 기술적 한계에 부딪쳐 심부시추 적용에 실패한 기술이다.

한진디엔비는 워터햄머 방식의 가능성과 기술개발의 자신감으로 2004년부터 120억여 원을 투자해 자체 연구개발한 끝에 대부분의 난제들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9월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생산활동에 열중인 중소기업들을 방문하던 중 (주)한진디엔비의 우수한 기술을 알아본 강운태 시장은 한진디엔비의 요청을 받아들여 실증사업 공동추진을 결정했다.

2012년 5월부터 12월까지 1단계 실증시추를 통해 2500m를 시추했고, 2013년 5월부터 8월까지 2단계 실증시추를 통해 3502m 시추를 성공하게 된 것이다. 이 기록은 워터햄머분야 기존 세계기록을 5배나 능가한 기술이다.

이번 시추결과는 유럽의 비화산지역 심부지열 개발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2001~2002년 프랑스 슐츠 시추사례와 비교하면 화강암 기준 시추속도 약 15배, 드릴파이프 제어속도 3배, 드릴파이프 운용인력 1/3, 연료소비량 1/5로 기술우위성, 경제성 등에서 매우 우수한 기술임이 입증됐다.

이는 빠른 시추속도가 경제성을 좌우하는 심부시추분야에서 광주시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진디엔비가 공동 개발하고 실증한 국산 워터햄머기술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2010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국내 지하 5km 이내에 존재하고 있는 에너지의 10%만 개발해도 우리나라 1차 에너지 소비량인 0.23GTOE의 200배 가량에 달하는 엄청난 양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국의 페르마 웍스사 엔지니어와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SMU) 연구원 3명이 현장을 방문해 11월 21일부터 이틀동안 실시한 물리검층 결과, 3500미터 지중 열수온도는 98℃인 것으로 확인돼 시간당 3Gcal 내외의 열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비화산지대인 국내 지반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 유일한 사례가 되었다.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는 무한 자원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심부지열분야는 지금까지 지중 열이 풍부한 화산지대에서 주로 개발, 이용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비화산지대의 개발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나, 심부지열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기술개발과 실증사업 등은 포항 실증사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한진디엔비는 1988년 하남산단에서 설립돼 광주에 5개의 공장을 운영해 엔진 및 펌프를 제외한 핵심 부품의 100% 기술자립을 이룩한 지역 대표 ‘강소기업’이다.

주요 생산품은 시추기와 공기압축기 등으로 연간 300대 이상의 시추기를 생산해 세계 70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시추기분야 신규 판매대수 세계 1위,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운태 시장은 “광주시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진디엔비가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라며 “향후 5㎞, 7㎞를 단계적으로 시추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심부시추와 심부지열 산업을 광주시가 앞장서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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