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럴 줄 알았어.”

국내 프로야구 최정상급의 두 감독이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말했다. 이승엽의 부활에 대한 확신이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가진 김경문 두산 감독과 김성근 SK 감독은 전날 3연타석 홈런을 몰아친 일본 프로야구 이승엽(32·요미우리)에 대해 “금방 홈런포로 부활할 줄 알았다”며 기쁘게 반겼다.

올 시즌 내내 최악의 부진으로 2군에 머물렀던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준결승과 결승에서 결승 2점 홈런으로 한국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긴 뒤 최근 소속팀 1군에 복귀해 16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3점 홈런 한 방과 2점 홈런 두 방 등 3타석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같은 시간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을 벌였던 김경문 감독과 김성근 감독은 이승엽이 3연타석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두 감독 모두 14일 복귀 첫 타석에서 시즌 2호 좌중월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보고 조만간 큰 일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타격 밸런스가 완벽히 잡혀 있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는 것.

김경문 감독은 “정지화면으로 봐도 타격 밸런스가 최상급이었다. 올림픽에서 (다소 엉겁결에) 홈런을 쳤을 때와는 또 다르게 하체를 완전히 받쳐놓고 전성기 때와 같은 스윙을 했다”며 감탄했다. 이어 “앞으로 이승엽의 타구는 걸리면 넘어갈 것”이라며 부활을 확신했다.

김성근 감독도 “첫 날 홈런 치는 모습을 봤는데 그게 바로 이승엽의 타격”이라고 잘라 말했다. 팔꿈치가 떨어지며 방망이 헤드가 처지던 것이 팔꿈치가 몸에 붙으면서 간결하게 임팩트하는 스윙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그러나 “앞으로 투수들이 몸쪽 공을 많이 던지면서 견제가 심해질 텐데 타격폼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어쨌든 이승엽의 깜짝 홈런쇼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님은 분명했다./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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