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강성태 기자] 국제화 사회에서 영어교육은 필수다. 국내 대다수의 기업에서 신입사원 공채모집에 토익이나 토플은 기본사항이 된지 오래고, 공무원채용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그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영어교육의 열풍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는 원어민 영어교사 모시기가 경쟁화되다시피 하고 있고, 이에 따른 예산도 자연스레 영어교육에만 편중되는 것도 현실이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이 같은 상황은 울산지역이라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울산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원어민 교사의 편중도를 보면 오히려 전국 평균치를 웃돌 만큼 영어교육에만 너무 치우쳐져 있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환경개선사업 등으로 현재 187명의 원어민 교사가 일선학교에 배치돼 있는데 이중 무려 183명이 영어교사다. 제 2외국어인 일본어나 러시아어에 대한 원어민 교사는 한 명도 없고, 중국어 교사만 4명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중국어 교사가 4명에 이르는 것도 지난 2000년 시교육청과 중국 장춘시에 있는 조선족 소-중학교와 교육교류 합의서를 체결해 매년 여름방학기간 중국 단기어학연수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생색용에 불과하다.

울산에서 중국어 원어민 교사가 배치된 거점 학교는 삼신고, 농소고, 무거고, 대송고 등 4개교가 전부인데다가 이마저도 이들 4명의 교사가 주 1회 24개교를 순회하면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일본어나 러시아어 등 여타의 제 2외국어를 선택한 학교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편중된 교육행정에 대한 폐해를 굳이 꼬집고 지적하지 않아도 될 성싶다.
원어민 교사 배치가 영어 과목에 지나치게 치우친 이유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진학이나 취업 등에서 영어 교육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중국어나 여타 외국어에 대한 원어민 교사를 늘릴 경우 내실을 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일선교사나 학부모들은 영어교육 일색으로 치닫는 교육행정이 여전히 불만스럽다.

때문에 현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과 맞물려 원어민 영어보조교사가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급증했기에 영어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학생들의 폭넓은 외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다양한 국적의 원어민 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것이다.

전 나라가 영어교육에 열을 올린 것이 어제오늘일은 아니었고, 또 이런 교육정책이 영어교육의 질적 향상을 가져온 것도 부인할 수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뒤집어보면 영어교육에 쏟는 예산만큼 다른 교육에 대한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의 몫으로 돌아간다. 편중된 영어교육이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정책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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