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7시 서울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개최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에 신해철이 머리를 삭발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자.공연장 안팎은 노란색으로 물들인 1만여명의 시민들 사이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노 대통령 서거 후 일체의 말을 삼간 채 칩거에 들어갔던 그는 무대에 서고도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대신 뜨거운 눈물만을 하염없이 흘릴 따름이었다.

오랜만에 입을 뗀 신해철은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조선일보? 한나라당?”이라고 반문한 그는 “바로 나고, 우리들이다. 나 스스로도 가해자였기 때문에 문상도 못갔고 조문도 못갔고,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노래 밖에 없기 때문에 노래하나 올리러 나왔다”고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이유를 전했다. 또 “죄의식을 버려서는 안된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이윽고 ‘민물장어의 꿈’, '히어로', ‘그대에게’의 기존곡을 열창해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에는 이밖에도 충격을 호소하며 일정을 전면 취소했던 전인권을 비롯해, YB<윤도현밴드>, 안치환, 노래를찾는사람들, 피아, 강산에, 김C 등 총 12개 팀이 무대에 올라 떠난 그를 추모했다.

유시민 전 장관도 무대에 올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추모의 글’을 낭독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공연장 안팎에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일제히 노란색 풍선을 흔들었으며, 공연을 미처 보지 못한 시민들은 성공회대 캠퍼스 곳곳에 자리잡은 채 울려퍼지는 노래를가슴 으로 들었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지기도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립습니다"는 말도 연이어 나왔다. 또한 누군가를 향한 분노의 함성도 계속됐다.

연세대의 공연장 봉쇄로 갑작스럽게 성공회대로 자리를 옮겨 치러진 공연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면서 뜨거운 열기를 연출했다. 공연객석이 가득 들어찼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만끽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의 줄은 2~3km 남짓 늘어서서 공연이 40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조은뉴스-한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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