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홍성룡 기자]   경기도 시흥시 포동의 옛 지명은 포구가 있는 마을이라 붙여진 포리(浦理)이다. 포동 근처에는 일본강점기인 1936년 일본인이 조성한 염전이 약 200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1996년 천일염 수입 자유화 조치에 따라 소금 생산이 중단되면서 폐쇄됐고, 현재 이 폐염전은 환경생태형 레저ㆍ주거 복합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58년의 학교역사가 말해 주듯, 이 지역의 대표적 초등교육의 산실인 포리초등학교(교장 권혁영 / 이하 포리초)는 지난 1953년 개교한 이후 ‘바르고 지혜롭게 생활하는 포리어린이’라는 교훈아래 현재까지 4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농어촌 학교이다.

도시와 농어촌 환경을 같이 갖고 있는 포리초는 학생수의 감소로 한때 폐교의 위기도 겪었으며, 학교가 주거지와 2~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리적 환경과 어린이들의 통학 길 안전사고 문제로 내홍(內訌)을 앓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포리초는 이러한 지리적, 생태적 환경을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체험교육의 장으로 연결함으로써 그 위기를 극복하고, 꿈∙사랑∙배려∙참교육을 통한 ‘바르고 지혜롭게 행동하는 인재육성’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학교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WOW오감 오색체험학습으로 창의 감성이 넘치며 자연을 닮아가는 어린이

포리초의 특색사업은 『WOW오감 오색체험학습』이다. 소나무를 비롯한 23종 150여 그루의 나무들로 조성된 학교 숲은, 학생들로 하여금 숲과의 친숙감과 대화를 통해 자연에 순응하고 생명을 존중하며 공생 상생하는 자연 체험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또 12종의 수생식물과 60여종의 야생화 가꾸기 체험은 호기심과 탐구 관찰 능력을 향상시켜주고 있으며, 가슴이 따뜻하고 감성이 풍부하며 창의성이 뛰어난 어린이로 성장시키는 동기가 되고 있다.

더불어 학교는 갈대 숲이 우거진 갯골 생태공원과 학미산 둘레길 체험 등을 통해, 어린이들이 내 고장 환경에 대한 바른 이해와 지식으로 환경보전 방법과 적극적인 실천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애향심과 자연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주독야독 3050, 한자 맞춤, 체력 인증제를 통한 실력 있고 건전한 인격체 육성

포리초가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과 창의지성교육의 근본교육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노력 중점과제 ‘주독야독(晝讀夜讀)3050’은 아침독서, 틈틈독서, 점심시간 독서 운동전개로 학교에서 30분간, 가정에서 50분간 매일 책을 읽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연간 30권에서 50권의 책을 읽게 함으로써 독서의 생활∙습관화를 길러주고 있다.

어휘력이 풍부하고 표현능력 향상을 위한 ‘한자 인증제’는 생활 한자와 국어 교과에서 많이 쓰이는 빈도 높은 낱말을 중심으로 학년별 연간 50자를 아침시간과 창의적 재량활동, 특별활동 시간을 이용해 학습부담을 최대한 줄여 지도하고 있다.

또 맞춤체력 인증제로 기초체력과 운동 생활화를 위해 ‘줄넘기 급수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주독야독 3050과 한자 및 체력 인증제는 확인평가를 통해 각각 매년 80%, 60%, 90% 이상의 인증율을 보이는 등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한편 포리초는 학교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시민운동장을 활용,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포리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다. 학부모 후원회의 지원과 운영 보조로 실시되는 ‘포리월드컵’은 3학년 이상 남자 어린이는 축구대회, 여자어린이는 피구대회, 1~2학년 어린이들은 줄넘기 대회에 참여하며, 건전한 심신의 단련과 스프츠맨십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춘 인격체 형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를 통한 단결력 함양과 친구에 대한 배려심 그리고 자신감 및 건전한 인격형성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글로벌 시민 정신은 기초질서와 교통안전 준수부터

포리초는 주거지와 학교와의 거리가 2~3km 떨어져 있는 지리적 특성 상, 전교생 어린이들의 대다수가 35인승 스쿨버스 3대를 이용해 등∙하교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교직원들은 등∙하교 중 승∙하차 질서와 교통안전 준수를 글로벌 민주시민으로서 실천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수칙으로 교육시키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교통안전 실천 교육과 등∙하교 중에 버스 안에서 실시되는 교통안전 시청각교육의 병행을 통해, 사고 없는 즐겁고 안전한 등∙하교길이 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30여명으로 조직된 녹색 어머니회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길 지도와 어린이들의 교통안전 의식 고취 및 생활화를 위해 다양하고 모범적인 실천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교통안전 준수 교육은 한우소사(한 줄로 서서 우측으로 통행하고, 소근소근 대화하며 사뿐사뿐 걷는다)와 같이 학교 내에서의 질서준수로 이어져, 높은 질서의식과 스스로 규칙을 잘 지키고 실천하는 포리초의 어린이로 성장시키고 있다



권혁영 교장, “선생님이 즐거워야 어린이가 즐겁고 행복한 학교가 된다”

포리초 권혁영 교장은 “우선 선생님이 즐거워야 한다. 그래야 어린이가 즐겁고 행복한 학교가 된다”면서 “교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마음 놓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교원회의도 필요할 때만 실시하며, 인터넷 메신저를 이용한 교직원들과 의사소통 과 대외행사를 배제하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행사만 진행하는 등 교사들이 어린이들에게 할애해야 할 시간안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도 교육청이 각 학교에 행정 실무사를 배치했다”면서 “잡무는 교감과 행정실무사를 통해 해결하고 교사들의 업무량을 줄여서 학생들에게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장은 “학교의 발전과 경영은 학교장의 열의에 달렸다, 학교 경영의 중핵은 학급경영에 있고, 학급 경영의 중핵은 교수-학습의 질에 달렸다”고 전제하고 “교수-학습의 질은 교사의 교수전문성이며 수업으로 말한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행복해야 교실이 즐겁고 어린이들이 행복하다”는 학교경영의 원칙을 강조했다.

학교자랑을 부탁하자 “교통여건이 대중교통 수단이 없을 정도로 안 좋고, 선생님들도 8~90% 승용차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선생님들이 처음 부임해 오면 부담감을 느끼고 오래 근무하고 싶어하지 않는 학교로 인식한다”는 안타까움을 먼저 토로했다.

이어 “그러나 학부모와 학생들이 때 묻지 않고 순박하다”며 “다니기 힘들지만 아이들에게 반해서 임기 5년을 채우고 가는 선생님들이 많고 학교가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학교폭력은 남의 학교 얘기가 아닌가 할 정도로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아이들 지도에 선생님들이 좀 힘이 덜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귀뜸했다.

‘정약용책배’(정직하기, 약속 잘 지키기, 용서하기, 책임과 배려)를 강조하는 권 교장은 “학교교육은 교사들이 교실에서 마음껏 사랑과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뢰와 격려를 해 줌으로써, 어린이들의 행복감이 넘치며 감성과 창의성이 풍부한 가슴이 따듯한 인재로 자란다”면서 “앞으로 더욱 더 교직원 지원과 아이들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18학급 482명의 포리초 어린이들은 권혁영 교장을 비롯한 40여명 교직원들의 가르침과 사랑, 보살핌 속에서 미래 5대양 6대주를 누빌 글로벌 예비인재들로 오늘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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