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부부는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살림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남성들도 여성 전용이라고 여겨지던 미용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발소는 남성, 그것도 중년 이상의 남성을 위한 공간이 되고 말았다. 손님이 줄고 소득도 줄었다. 그래도 가진 기술을 버릴 수 없어 이발소를 고집하고 있다.

비록 빠듯한 생활이었지만 절약하면 그래도 견딜 만했다. 사단이 난 것은 지난해 겨울이었다. 집주인 가게의 보증금을 올려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장 목돈을 구할 길이 없어 월세 인상을 요청했지만 집주인 역시 목돈이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돈 빌릴 곳을 수소문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은 바라볼 수도 없었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는 겁이 났다. 30퍼센트를 훌쩍 넘는 대출금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가게를 옮기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면초가였던 A씨 부부에게 희망이 생겼다. 지인으로부터 신용등급이 낮고 담보가 없어도 대출을 해 주는 정부 정책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햇살론이었다.

햇살론은 개인신용등급이 6~10등급이면서 연 소득이 4천만원 이하거나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연소득이 2천6백만원 이하인 서민들을 위한 대출이다. 직업은 상관이 없다. 근로자, 자영업자, 농림어업인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햇살론의 대출 금리는 연 10퍼센트 초반대로 대부업체의 3분의 1 수준이다.

대출 한도는 자금 용도에 따라 다르다. 생계자금은 1천만원, 사업운영자금은 2천만원, 대환자금(고금리채무 상환용)은 3천만원, 창업자금은 5천만원까지 대출을 해 준다.

농협과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A씨 부부는 망설임 없이 햇살론을 신청했고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보증금을 올려 줬고 가게를 옮길 필요 또한 없었다. 수입이 그렇다고 불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을 도와주는 정책이 있다는 것이 든든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 지원은 햇살론만이 아니다. 미소금융은 창업자금과 사업운영자금 등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을 지원한다.

창업자금은 5천만원, 운영자금은 1천만원을 5년까지 지원한다. 보증도 담보도 필요없다. 대출금리는 4.5퍼센트로 은행권 담보대출금리보다 저렴하다.

바꿔드림론은 고금리 채무를 저금리 상품으로 전환시켜 준다.

이자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어 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지원 한도는 3천만원이다.

올해 일흔다섯 살이 된 정 할머니는 겨울이 되면 걱정이 쌓인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정 할머니는 뾰족한 생계수단이 없다. 정부 지원금으로 겨우 생활을 이어 나간다.

사정이 이러니 날씨가 춥다고 마음 놓고 난방을 할 처지가 안된다. 집이 낡아 난방을 해도 온기가 오래가지 않는다. 이래저래 추위에 노출돼 있는 셈이었다.


정 할머니 혼자라면 그래도 견딜 수 있다. ‘겨울은 으레 추운 법’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지내도 된다. 문제는 어린 손녀였다.

방에서도 손이 시려 고사리 손을 비벼대고 입김을 불고 있는 것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아프다. 자기 전에 난방을 한다고 하지만 넉넉하지 않다. 손녀가 감기라도 걸리면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올 겨울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걱정이 사라졌다. 방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훈훈해졌다. 손녀도 더 이상 입김을 불지 않는다. 난방을 더 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집을 고쳤다. 창문은 최신 이중창으로 교체했고 방과 주방 사이에 문을 하나 더 설치했다. 그러자 전만큼만 난방을 해도 훨씬 따뜻해졌다. 낡은 싱크대도 바꾸고 도배와 장판도 하자 집안 분위기가 새집처럼 산뜻해졌다.

돈은 들지 않았다. 정부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탈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저소득층 주택 개보수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사업은 가구당 6백만원의 주택개보수 비용을 지원한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희망키움통장에도 가입해 있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희망키움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자립지원 제도다. 가입자가 적립한 금액만큼 정부 지원금을 매칭 적립해 탈수급을 유도한다.

저소득층의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는 정책도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해 최소한의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문화바우처(연 5만원), 여행바우처(1인당 15만원), 스포츠관람바우처(가구당 연 최대 18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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