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재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학문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않은 시도"

[조은뉴스=권경렬 기자]   이인재 연세대 교수(한국역사연구회 회장)는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에서 '독재'라는 단어를 빼려는 움직임에 대해 "독재를 인정하지 않는 친일 세력이 민주화의 성과까지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17일 내놓은 2011년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초안에는 근대 이후의 발전상 등 밝은 측면을 부각시키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독재' 관련 언급은 빠져 있다.

이인재 교수는 1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새 역사 교과서에서 '독재'라는 단어를 빼려는 움직임에 대해 "친일세력, 친독재세력들이 (87년 6월 항쟁 이후) 25주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산업화세력'으로 많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간주되니까 이제 민주화의 성과까지도 쟁취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많은 정부 측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 취임 첫해에 10대, 20대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을 본 이후 역사교육이 좌경화됐다고 평가한 일이 있다“며 ”이런 정치적 사고의 연장선상에서 학문적이지도 교육적이지도 않은 시도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산업화의 공과 기여를 인정하려면 독재를 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87년 6월 항쟁 이후 언론에 산업화 세력, 민주화 세력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적이 있다. 유신독재나 군부독재 세력들이 민주화운동을 억압한 과는 있으나 산업화에는 공을 세웠다는 이른바 '공과론'을 거론한 것이었다"며 "이는 1945년 해방공간에서 친일세력들이 '친일은 과실이었지만 산업화에는 기여했다'고 주장한 것이 연상되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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