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그럼 이 학교도 과학특성화학교, 그런 거예요?”
“우리 학교는 특성화학교는 아니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다양한 실험과 과학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셔서요, 재미있게 과학에 대해서 배울 수 있어요.”
“그럼 일반 학교에서도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네. 지난번에는 오사카 과학축전에 초대받아 가기도 했어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좋은 학교 박람회’ 장안여자중학교 부스. 컴퓨터 측정도구로 보일의 법칙을 설명하던 학생을 보며 학부모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실험 내용을 조리 있게 설명하고, 실험을 능숙하게 진행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이 학교가 특별한 학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특별시교육청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 KBS 야외시청자광장에서 ‘2010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를 열었다. 10월 8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번 박람회에는 전국 학교 150곳에서 참가했다.

친환경, 학부모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들 학교에선 학교 설명과 입시 관련 상담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참가 학교에서는 각 학교의 특성을 잘 살린 발레, 밴드, 댄스, 오케스트라 공연 등과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 할 수 있는 과학실험 , 모형비행기 만들기, 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이정희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이번 박람회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다양한 학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라며 “특목고, 자율화고 뿐 아니라 특색 있는 수업으로 교육 내실화를 꾀한 일반 학교도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장학사는 “학부모들은 각 학교들을 알아보고 비교해보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이번 박람회에서는 다양한 학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직접 학교로부터 정확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학교 주제관에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친환경 그린 스쿨에서 수준별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까지 전국의 ‘좋은 학교’를 만나볼 수 있었다. 각 학교 부스 근처에는 학교를 소개하는 학생과 어떤 학교가 있는지 알아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체계적인 과학수업으로 경기 화성지역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장안여자중학교에서는 ‘MBL을 이용한 보일의 법칙 실험’이라는 부스를 운영했다. MBL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담당하는 컴퓨터 기반 실험도구다. 이를 활용하면 부피 변화에 따라 압력이 달라지는 그래프를 얻을 수 있다.

실험을 진행하던 장안여중 1학년 정재연양(14)은 “학교 과학 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다”면서 “과학특성화 학교는 아니지만 선생님들이 재미있게 과학을 가르쳐주시고, 다른 학교에 비해 과학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정양은 이어 “초등학교 때까지는 과학이 어려운 줄 알았는데 학교 실험실에서 선생님과 공부하다 보니 과학이 재미있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과학의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북 단양의 가곡중학교에선 2007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곳의 연구부장 교사 김명수씨는 “농촌의 인구수가 감소해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들이 많다”면서 “가곡중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도리어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협력학습을 통해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초등학생들과 중학생들의 관계도 좋아서, 중학생들이 초등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농산촌 원어민 영어 체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면서 “영어교육 같은 경우 외국인들 뿐 아니라 본교 선생님들이 지도하지만, 학생들이 별도의 사교육의 필요를 느끼지 않을 만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가곡중은 이미 좋은 학교로 입소문이 나 있다고 한다. 해마다 도시에서 유학 오는 학생을 30여명씩 받고 있다고 한다. 김태학군(15)도 그 중 한 명이다. 김군은 서울에서 살다가 단양으로 내려갔다. 김군은 “아버지의 권유로 내려왔지만 현재 학교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군은 “서울에 있을 때에는 사교육을 많이 받았지만 이곳에서는 사교육을 하나도 받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에 있을 때와 달리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데, 산과 들에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서울 양재고는 생태 연못과 농장, 국화로 가득한 화단 등을 설치한 푸른 학교라는 점을 내세웠다. 양재고에선 생태 체험으로 환경 교육을 실시하고 자전거 발전기, 태양광 발전기를 만드는 내용의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신재생 에너지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서울여중에선 ‘학부모 수호천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부모가 교육활동에 참여해 각자가 가진 재능을 학생들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매주 월요일 아침 도서관에서 저소득층 학생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행복한 아침열기’,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 독서에 참여하는 ‘아버지와 함께하는 독서캠프’, 인성교육 실천을 위한 ‘학부모와 함께하는 걷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 동백고는 학생 개인의 수준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든 학생에게 개인수첩과 노트를 주고 학생 스스로 목표를 정해 계획과 결과를 발표하도록 해 자기주도 학습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또 수준별 방과후 수업을 실시하고 매주 월요일 전 학년 전 과목 수행평가를 논술형식으로 실시해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고 있다.

충북 단양중은 1교과 1교실형 교과교실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교 학생이 학년 대신 수준에 따라 수업을 듣는다. 영어는 7개반, 수학과 과학은 각각 6개반이라고 한다.

방과 후 학교에서는 대학교수 등 유능한 강사진을 초빙하고 있고, 방학 때에는 결연을 맺은 연세대로부터 대학생 보조교사를 지원받아 교과별 기초·심화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수업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학부모 수업모니터링제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교육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학교 박람회에서 만난 교육의 미래는 밝아보였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한 마음이 될 때 우리 나라 교육은 더 발전할 것이다. [정책포털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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