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1970년대 복싱계의 챔피언이었던 홍수환씨. 4전5기로 세계 챔피언 벨트를 얻어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그가 이제는 그가 가졌던 열정,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위해 9월 28일 충남대학교를 찾았다.

4전 5기의 신화, 복서 홍수환씨를 만나다
참가 학생들은 홍수환씨의 경기 장면 영상을 먼저 봤다. 쓰러져도 일어나 상대를 쓰러뜨리는 모습이었다. 홍수환씨는 “저 경기를 치를 때가 내가 24살이었는데 벌써 36년이 지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여자 축구 시합 봤죠? 이겼을 때 정말 감동을 많이 했습니다. 36년 전보다 우리나라는 지금 많이 강해져 있어요. 이제 우리가 지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꼭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합니다.”


홍씨는 자신의 롤 모델이자 권투를 하게 된 계기로 최초 챔피언이었던 김기수씨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김 선수는 니노 벨리오티 선수에게 로마에서 졌지만, 프로 경기에서 다시 도전해 이겨서 국가의 영웅이 됐다”며 “중학생 때 이분을 롤모델로 삼고 꼭 이 선수처럼 돼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뜻이 분명하다면 반대가 있더라도 목표를 향해 자신을 밀어붙이라”고 말했다.

“저는 엄마가 엄청 반대가 심했어요. 그래도 권투가 하고 싶어서 몰래 권투장에 가서 연습했죠. 그때 은사님도 만날 수 있었고요. 제가 학생선수권 때 지고 계속 지니까 선생님께서 ‘너는 하도 흔들어 대서 프로가 낫겠다’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그때부터 프로 권투선수에 입문했습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구하라
그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던 슬럼프 시절이 있었다”며 “그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서양의 복싱선수에 비해 체격이 작았다. 또한 서양인들의 강철 체력을 따라가기가 힘들어 어떻게 하면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주변 사물을 이용해 체력 보강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역장에게 혼나면서도 철도 침목을 뛰었고 밸런스 잡기 위해 버스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는 남산 계단 연습 때의 일화를 들려줬다.

“쉬지 않고 한 번에 남산 계단을 올라가면 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뛰었는데 1주일 지나도 안되더군요. 선생님께 물어보니 ‘두리번거리지 말고 앞을 보고 달려라. 얼마나 남았는가 쳐다보면 실패한다. 진정한 포커스를 찾아봐’라고 하시더군요. 후엔 정말 정상에만 집중하고 달렸습니다. 과연, 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산계단이 요하네스버그, 더반에서의 승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그는 이어 “연습에 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습에 미쳐야 실전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목표를 이뤘다면 안주하지 말고 더 목표를 올려보세요. Top of top인 챔피언이 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
1977년 11월 26일 경기. 그와 경기해야 할 상대방은 파나마에서 온 카라스키야였다. 카라스키야는 당시 11전 11승의 KO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막강한 상대였다. 모두 카라스키야의 승리를 점쳤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믿었다.

그는 “시합 전 ‘넌 고양이고 난 범이다’라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고 말했다.

“’난 널 만나기 위해 대학도 포기하고 권투에 미쳤다. 이 모든 게 오늘 널 이기기 위해서다’라고 마음속으로 외쳤죠. 두렵기보단 얼른 맞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에서 그는 다운을 네 번이나 당했다. 하지만 그는 일어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시합 중지를 권했던 심판은 물론 관중들도 다 놀랬죠. 시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4번 쓰러져서 일어났는데 뭘 못하겠습니까.”


그는 이 경기에서 끝내 카라스키야로부터 승리를 얻어냈다. 4전 5기 끝에 얻어낸 승리는 당시 TV를 보고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그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국민적인 챔피언을 만들어 낸 것이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당시 모두가 제가 다시 일어서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잖아요. 그런데 제가 해냈잖아요. 제가 해냈다는 벅차오르는 감정 속에서 나온 말인 것 같습니다. 하하”

성공 뒤에도 계속 노력해야
4전 5기의 신화를 보여줘 챔피언이 된 뒤 극적 사랑을 받았던 그지만 그것을 유지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당시에 비디오테이프 볼 시간이 없어서 내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니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챔피언이 되고 거기에 안주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생님은 있었지만 멘토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남산을 정복했을 때 나를 이기기 위해 남산을 2번 뛰는 사람이 있다고 누군가가 말만 해줬어도 난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했을 겁니다. 뭐, 지금 와서 하는 소리지만 여러분들은 꼭 멘토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안주하지 말고 달리세요. 대학 시절은 꿈을 향해 최적의 힘으로 달릴 수 있는 때입니다. 안주하지 않고 달리면, 챔피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강의를 들은 충남대 경제학과 박유미씨(21·여)는 “처음에 전직 복싱선수의 강의라고 하기에 힘과 관련한 얘기를 할 줄 알았는데,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의지를 불어넣어 주신 강의였다”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우뚝 일어나 승리를 얻어낸 희망의 챔피언 홍수환씨, 우리 대학생들도 홍수환씨처럼 도전과 열정으로 뭉쳐 대한민국의 챔피언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정책포털 류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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