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 지하별관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률 전망치 등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사전에 치밀한 대응방안을 마련 선제적 정책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제안한 ‘노사안정 비상대책회의’를 높게 평가한 뒤 “노동부를 중심으로 정부도 이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이날 회의 주제인 ‘일자리나누기 방안’과 관련, “공기업과 금융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아울러 실직자에 대한 직업훈련을 확대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브리핑을 한 뒤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였다. 또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을 놓고 “지난해 8월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무려 6번이나 수정됐다”고 지적하며, 사공일 대통령경제특보는 “예전에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던 사람들도 최근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통상 경제가 나쁠 때는 항상 실적치가 전망치보다 나쁘게 나온다”면서 “그러나 세계 경제가 나쁘다는 것은 국민도 잘 알기 때문에 숫자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우리는 지난 외환위기 당시 6.9%의 마이너스성장을 겪었지만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회의에는 또 ‘일자리 나누기’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한 자동차부품 생산 중소기업의 대표도 참석했다.

그는 지난 외환위기 때 종업원들이 상여금을 반납하는 등 위기극복에 동참해서 상황이 나아진 다음에 상여금을 돌려줬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이번에도 직원들이 상여금과 명절 보너스를 삭감하는 데 동의했다”며 “이 위기에서 잡초처럼 살아나 꽃을 피우자는 게 우리 노사의 모토”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