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다가오면 은행창구에는 빳빳한 새 지폐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에게 세배돈을 주기 위해서다.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서민들에게 아이들 세배돈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모처럼 멀리 떨어져 있던 일가친척과 조카, 손자 손녀를 만나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세배돈을 마련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세배돈을 줄 때, 천원짜리를 준비하여 나이에 맞게 나누어주면 되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이것이 양에 차지 않는다. 천원 지폐를 주면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만원짜리 지폐를 주어야 즐거워한다.

덕담을 나누고 아이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던 설 명절의 의미는 사라지고, 아이들에게 설 명절은 용돈을 버는 날로 전락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5만원권 지폐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혹 내년 설에는 5만원 지폐를 세배돈으로 준비해야 아이들이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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