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13일오전부터 가자지구의 최대도시 '가자시티'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는 등 하마스에 대한 전방위 공격 작전을 펴고 있다. 수천 명 규모의 예비군이 증원 배치된 이스라엘 지상군은 개전 18일째인 이날 가자시티 남쪽의 탈 알-하와 지역으로 깊숙이 진출해 하마스 대원들과 치열한 시가전을 벌여 왔다.
이스라엘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도 지난 밤새 무장세력의 회합 장소이자 저격 진지로 활용되던 가자지구 북부의 한 호텔과 무기밀수용 땅굴 등 60여 곳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군 대변인이 dpa통신에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세는 전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가자지구의 무장세력이 로켓탄 발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철권'을 날릴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한층 거세졌으며, 지상군의 작전 지역도 확대됐다. 올메르트 총리는 "로켓 발사 중단과 하마스 재무장화 중지라는 두 가지 요구 조건이 충족되면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러한 위협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기간만큼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사이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전날 가자지구 북부에선 이스라엘군 공수부대원 4명이 후방의 지원사격으로 추정되는 포격에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자국군의 오폭으로 그동안 장병 4명이 전사하고 20여 명이 부상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이날 현재 919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는 4250명에 달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점령군'에 맞서 끝까지 항전해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전쟁을 종식할 휴전논의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마스 행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전날 TV로 방영된 녹화 연설에서 "우리는 승리에 다가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분쟁을 끝내고 어린이들의 출혈을 멈추게 하기 위한 논의에 긍정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 측에서는 휴전 성사의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의 봉쇄정책 해제를 요구하고 있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무기밀수 방지를 위한 이집트- 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보안대책 강화와 하마스 재무장화 억제를 휴전 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양측은 상대방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휴전 논의는 아직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14일 일주일간 이집트 방문을 시작으로 요르단과 이스라엘 터키 레바논 시리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국가들을 순방하며 휴전 중재에 나설 예정이어서 가자 사태의 해결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반 총장은 전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에 전하는 나의 메시지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그것은 '당장 전투를 중단하라'는 것"라고 촉구한 뒤 이제는 살해와 파괴를 중단할 때라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숨졌고 너무나 큰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깊은 우려감을 표했다.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회의장국인 체코는 가자지구에 대한 긴급 인도주의 지원과 장기적 재건을 논의하기 위한 지원국 회의를 제안했다. 체코 외무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EU 일반ㆍ대외관계 이사회(외무장관 회의) 의장인 카렐 슈바르첸베르크 외무장관은 휴전협상이 타결되는 즉시 앞으로 국제사회가 취해야 할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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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복 기자
egood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