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조은뉴스=김동길 박사 칼럼]  한나라당의 대표가 새로 선출되고
최고위원들이 새로 뽑혔다고 본인들은 만세를 부르고 있지만
국민의 마음에 이렇다 할 감동도 감격도 없습니다.
청와대의 비서실장과 실무진이 새로 배치되어 이명박 대통령의 이미지가 좋은 의미로 곧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들이 여럿 탄생되어
교육현장에 무슨 새로운 현상이 벌어질 것 같지도 않고
대한민국의 전체 분위기가 그저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 만의 심경은 아닐 것입니다.

무리하게 밀어붙인 이 나라의 지방자치가
10년 세월 속에서 이럭저럭 자리가 잡혀가는 듯 하였으나
일전에 일간지 일면에 실린 울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의 문자 그대로의 난투극 현장을 사진으로 보면서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회자체가 그 모양인데,
지방의회라고 격을 높이고 선진국의 의회정치를 본받게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군사정권하에서도 흔들림없던 그 확신,
김대중·노무현하에서도 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신하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싸우던 그 투혼도 이제는 다 시들해진 듯,
그토록 갈망했던 정권교체의 꿈이 이루어져서,
명시된 대로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바탕으로
통일된 조국을 만들어보겠다던 그 꿈도
이제는 시들해져서 국민 모두가 일종의 ‘의욕상실증’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희망의 빛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의 김정일이 아니라
미국의 오바마라고 저만 믿고 있는 게 아니라
기회만 있으면 선전하는 이런 자들을 그대로 두고,
김정일의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남파된 간첩들과 그들에게 매수·포섭된 ‘김정일의 앞잡이들’이 와글와글하는데도 잡지 못할 뿐 아니라 야단 한번 못 치는 오늘의 ‘중도 정권’ - ‘속수무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권력의 핵심들 -
‘어떻게 되겠지’하며 보고만 있으니,
우리가 절망적이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자유민주주의 아니고는 어떤 이념도 용납 안 된다는 그런 사람들이 뭉쳐서 정당이라도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늙어서 이젠 그런 일에도 앞장설 수 없고,
다만 당나라 시인 두보처럼, ‘늙어 희어진 머리를 긁으면 긁을수록 짧아만 지니
’ 인생만사는 때가 있는데 이젠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겁니까.

이것을 ‘만시지탄’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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