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조은뉴스=김동길 박사 칼럼]  아직 확인은 못하였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2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참모들에게 불쑥 이런 말을 던졌다고 전해집니다.

민주당의 강원도와 충청남도 지사 당선자 두 사람은 40대 후반으로,
나이도 젊지만 패기만만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여당에는 이광재·안희정 같은 ‘젊은 도전’이 없는가, 한탄하였답니다.

나는 신문에서 그 기사를 읽고 이명박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의심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왜 이 꼴이 되었는지 짐작이 가는 적절한 발언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를 대통령으로 당선케 한 정당이
오늘의 여당인 한나라당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자기 식구들을 향해 그런 모욕적인 넋두리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광재·안희정이 어떤 정권 하에서 무슨 일을 한 ‘젊은이들’인지 전혀 모르고 있단 말입니까.

그 두 사람이 앞으로 이명박 정권에 어떤 고통과 장애를 주게 될 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내던진 한 마디일 겁니다.

40대의 젊은 투사들이 여당에 없는 것은 누구 때문입니까.
그 책임이 전적으로 여당의 요직에 앉은 사람들에게 있고
이명박 자신에게는 전혀 책임이 없다는 그 논리를
누구더러 받아들이라는 겁니까.

지난 2년 반 동안,
원내에 자리 잡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몇 명이나 만나서
몇 시간이나 이야기를 해 보고
어떤 인재가 어디에 있는 지를 찾아본 경험이 있습니까.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
이명박에게 있지 않고
당에 있고,
당의 젊은 층에 패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엉뚱한 책임전가를 일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결속하지 못한 책임도 대통령에게 있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책임도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17대 대통령은
이광재·안희정과 같은 ‘젊은 도전’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그 두 ‘젊은 도전’이
앞으로 이명박의 국정에 두통거리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내 말이 아마 틀리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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