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아토피에 대해 널려 있는 여러 가지 정보, 지식, 해법들. 그런 것들에 너무 현혹되지 마세요!”

지난 7월 3일 서울 오류초등학교. 여성환경연대가 마련한 ‘굿바이 아토피 부모교실’에 참여한 부모 20여명이 아토피 치료의 근본적인 방향을 되짚어주는 강연을 듣고 있었다.

굿바이 아토피 부모교실
‘굿바이 아토피 부모교실’은 여성환경연대와 풀무원이 4년째 공동으로 추진해온 지역사업 ‘굿바이 아토피 캠페인’ 사업 중 하나다. 초기에는 친환경 먹을거리와 치료 위주로 저소득층에게 집중적인 지원활동을 하다가 2008년부턴 학교, 보건소, 의료기관 등의 지역사회와 연계해 굿바이 아토피 부모교실 같은 대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생활을 실천해 아토피 없는, 건강하고 밝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여성환경연대의 '에코젠더팀' 이안소영 팀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대표적인 환경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가정의 엄마들만의 몫도, 개인의 문제도 아닌 사회적 문제”라며 “보건소에서는 전교생 검진 및 아토피 환경교육·부모교실 등을 지원하며, 의료기관에서는 아토피 어린이의 주치의 개념으로 방문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고, 학교에서는 친환경 농작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텃밭 교육과 친환경급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본 아토피
이날 강의를 맡은 한의학 박사인 양성완 원장(I&S 한의원, (주)아토윌대표)은 “한국에 아토피가 급격히 심해진 가장 큰 이유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극미세먼지에 있다”며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새집증후군 유발물질, 방부제 오용, 홍삼, 녹용, 인삼 등 건강기능식품 포함한 약물 오남용,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첫째, 아토피는 절대 불치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둘째, 지금의 환경은 너무 문제가 많습니다. 셋째, 양약이든 한약이든 아토피엔 특효약이 따로 없다는 겁니다.”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권옥연 주부(41)는 아토피에 특효약이 없다는 말에 동의했다.

“기본,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데 그 동안 수박 겉핥기식으로 치료한 것 같아요. 큰 아이가 6학년인데, 어려서부터 아토피가 심해서 양방 한방 식이요법 민간요법 다 써 봤어요. 애가 크면서 계속 힘들어할까봐 걱정돼요.”

이에 양 원장은 “한 번에 안 되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며 “스텝 바이 스텝, 억지로 무리하게 말고 실생활에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것 하나하나에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운 음식 먹이지 마세요
그는 “한의학에선 매운 것과 뜨거운 것, 가려운 것은 통증 신호로 여긴다”며 “아토피 생활 관리로 나이에 상관없이 주변환경을 뜨겁게 하지 말고 매운 음식을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여름은 덥게, 겨울은 춥게 보내는 것이 정상입니다. 문제는 요즘 아이들이 여름이면 덥다고 너무 심하게 냉방을 하고 겨울은 춥다고 고온건조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점에 있죠. 적당한 범위 내에서 주변환경과 몸의 온도를 같이 조절해야 하는데, 요즘 어린이들은 덥고 추운 환경을 견뎌내기 무섭게 생활온도 관리에 너무도 취약한 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어 아토피 식이요법을 설명했다.

“아토피에 방부제 첨가제 인공향로 색소 등이 많이 들어간 음식들이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아시죠?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라면과 카레가 있습니다. 카레의 주성분인 강황이 몸에 좋다지만 아토피엔 예외랍니다. 강황이나 후추 뿐 아니라 매운 맛이 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치를 안 먹을 순 없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맵게 담그진 마세요.”

매운 맛이 가려움 인지신경을 자극합니다
양 원장은 식생활 관리에서 매운 맛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가려움을 인지하는 신경을 쉽게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닭고기 역시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열도 많고 매운 맛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아토피 환자에게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레, 후추, 새우, 꽃게, 닭고기도 한의학에서는 권하지 않습니다.이것은 아토피가 심하지 않은 아이들도 피해야 할 음식입니다. 아토피를 악화시키기 때문이죠.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금기음식은 아니지만 아토피 증상이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면 등푸른 생선이나 사골국도 조심해서 먹여야 합니다. 몸에 좋은 오메가3가 들어있고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라 해도 아토피가 심한 아이에게는 좋지 않을 수 있어요.”

아토피 치료에 좋다고 알려진 유산균 섭취에 대해서는 “섬유질 식사를 동반한 유산균 섭취라야 이롭다”고 설명했다.

‘습하고 더울 때 청국장, 된장, 유산균을 과하게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여름에 우리 몸에서 요구하는 식재료는 따로 있어요. 유산균은 차고 건조한 온도에 취약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생물 활동이 활발한 여름철보다 그렇지 못한 겨울철에 섭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강의를 듣던 30대 주부 안영례씨는 아토피 어린이 음식관리법을 꼼꼼히 받아적고 있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음식은 피해야죠. 엄마니까 할 수 있는 한 꼼꼼히 챙길 거예요. 내 아들 딸이 밝고 건강하게, 예쁘게 자라나길 원하니까요.”

평소에 면역시스템을 향상시키는 훈련해야
양 원장은 “아이가 열나고 아프면 겁먹고 무조건 약부터 찾는 것”을 엄마들의 첫 번째 문제로 꼽았다. 그는 이어 “아이 스스로 아픈 상황과 잘 싸우고 참고 이겨내라고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열이 나는 걸 무조건 방치해 두란 게 아닙니다. 감기든 아토피든 모든 질병에 앞서 아이 본인이 겪는 고통과 더불어 아이의 질병에 대해 엄마가 갖는 근심 걱정은 당연히 뒤따르기 마련이에요.”

이어 양 원장은 “우리 몸에 외부침입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그걸 제거하기 위해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그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우리 몸에서 열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성급하게 약으로 달래려고 하다보면 아이 스스로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힘이 약화돼 병원 한의원 전전하기 바쁘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많이 가려워서 긁지요? 그래서 걱정되시죠? 설령 피가 나더라도 긁다 잠들게 내버려 두세요. 딱히 해법이 없습니다. 못 긁게 손을 묶어 놓는다? 그러면 뇌에서 혼란스러워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아주 심각한 문제까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손지희 주부(36)도 걱정을 털어놓았다.

“호전되나 싶다가도 병원 치료를 중단하면 또 심각해지고, 2년 이상 반복하다보니 너무 긁어서 색소침착에 딱지 생기고 아토피 부위도 넓어졌어요. 집중을 못해서 학업에도 지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에 양 원장은 “가려움증은 외부의 나쁜 것들을 없애기 위해, 밀어내기 위해 내 몸이 애를 쓰는 것. 즉, 뇌에서 손으로 긁으라고 보내는 신호”라고 말했다.

“가려움이라는 것은 참으려고 애를 써도 컨트롤이 쉽지 않습니다. 안 긁는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부모가 긁지 말라고 하면 눈치보다가 무의식적으로 긁게 되는 겁니다. 아이 피부 진정을 위해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면서 긁지 못하게 한다고요? 그런데 그게 정작 아이한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일지는 생각해 보셨습니까?”

부모의 사랑과 행복, 평안함이 아토피 치료의 근본
이 날 양 원장의 아토피 강연 포인트는 ‘부모의 행복과 여유로움이 곧 아이의 심리·육체적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있었다. 그는 “부모의 마음이 아이에겐 날씨, 환경과 같다”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보살펴주는 엄마가 노심초사해 짜증내고 울상 짓지 말라”고 말했다.

“물론 아이가 아프면 많이 힘듭니다. 맘 편할 날 없습니다. 그래도 여유를 갖고 반 발짝이라도 떨어져서 아이를 보듬어 주세요. 요즘 같은 세상에 못해줘서 아이의 병이 늦게 낫고 안 낫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잘못을 찾자면 부모의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해 말고 느끼려고 노력하세요. 교감하고 공유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많이 안아주는 것, 부모의 애정어린 스킨십이 그 어떤 약보다도아토피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아토피는 생활, 음식, 스트레스, 약물 관리 등 아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과 지속적인 돌봄, 조급함이 아닌 여유로움을 가지고 자녀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를 앓는 자녀에게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우선순위이자 최고 명약의 근본은 역시 부모의 건강한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정책포털 이한희 기자]

* 여성환경연대 http://www.eco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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