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서울)=온라인뉴스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4월 1일부터 119 오토바이 구급대를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제1호 119 오토바이구급대원인 방학119안전센터의 이영재 구급대원을 만나 오토바이 구급대가 무엇인지 알아봤다.



119오토바이 구급대는 무엇인가요?
서울시는 교통체증이 극심한 지역입니다. 주거밀집 지역에선 구급차가 다니기 힘듭니다. 특히 도봉구에는 좁은 골목길이 많아 구급차가 접근하기 힘듭니다.

119 오토바이 구급대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구급차에 앞서 신속하게 출동합니다. 이륜차라서 교통정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면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합니다. 심장 정지, 기도 폐쇄, 의식불명 상태의 환자가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도록 시간을 법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초기 대응을맡는 겁니다. 환자의 안전을 확보한 뒤 119 구급차에 인계하는 것까지가 119오토바이 구급대의 주요역할입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선 강남소방서와 도봉소방서에서 6개월 간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올 하반기부터 서울시내 전면으로 확대한다고 합니다.

119 오토바이 구급대의 1호 구급대원이시라고요?
네, 119 오토바이 구급대원의 자격요건은 까다롭습니다.(웃음) 까다롭다기보다 몇 가지 자격 요건이 있습니다. 먼저119 오토바이 구급대원은 기본적으로 응급구조사 2급 이상의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합니다. 저는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이 있고,2년 이상의 현장경험도 있어 오토바이 구급대로 오게 됐어요.

도방소방서의 오토바이 구급대는 총 두 명입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격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소수 인원이지만 시범 운영 기간이 끝나면 서울시에 전면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땐오토바이 구급대원들을 자주 볼 수 있으실 겁니다.

오토바이 구급대원으로 일한지는 한 달 가량 지났습니다. 첫 번째 오토바이 구급대원이라는 자긍심도 있지만, 실은 시범운영기간에 제 활동이 오토바이 구급대의 정착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평가 지표가 될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큽니다.

오토바이 구급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도로사정이 나쁘거나 구급차가 접근하기 힘들면 구조는 늦어질 수밖에 없고, 환자는 급속도로 위중한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일반 구급차량만 운행했을 때 ‘한 발 늦은’ 안타까운 경우를 더러 있습니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구급차가 4분 안에 현장에 도착한 경우가 전체 출동 건수의 39.7%였습니다. 개선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신속한 대처력을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오토바이 구급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소방재난본부에서 도봉소방서를 시범 운영 기관으로 선정한 것도 도봉구의 골목길이 비좁고 집이 밀집해 있는 사정을 반영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토바이 구급대를 비롯한 응급환자 발생 장소에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는 여러 수단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토바이 구급대가 정착하기 위한 보완 사항이 있다면요?
시민들이 오토바이 구급대에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급상황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면서도 길을 터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직은 시범 운영 단계지만 시민들에게 오토바이 구급대의 역할을 알려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환자 가족들은 3분 내에 구급대원이 도착을 해도 “왜 이렇게 늦게 오느냐”며 발을 동동 구를 때가 많아요. 오토바이 구급대원 한 명이 모습을 보였을 때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가족들은 무엇보다 병원으로의 신속한 이송을 바라기 때문이죠.

이럴 경우 응급조치를 하면서 동시에 환자 가족들을 납득시켜야 하곤 해요. 오토바이 구급대의 취지와 역할을 많이들 알아주시고,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오토바이 구급대가 2인조면 좋겠다고요?
일반 구급차가 출동할 때 운전자를 포함해 세 명의 구급대원들이 탑승합니다. 두 명의 구급대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위급상황을 유연하게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토바이 구급대원은 ‘나홀로’ 출동입니다. 실제 출동을 하다 보니 오토바이 구급대원이 혼자 출동하는 것보다 파트너가 있으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오토바이 구급대원 홀로 출동하면 연락을 주고받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본부는 물론환자 가족들과도 수시로 연락해야 하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연락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 오토바이 구급대원의 활동 중 가장 중에서 핵심적인 심폐소생술(CPR)은 체력소모가 많은 응급처치입니다. 응급환자의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가슴 부위를 4~5㎝ 깊이로 압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구급차가 출동하면, 두 명의 응급대원이 번갈아 인공호흡,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곤 해요.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장정 두 명이 같이 해도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해요. 하지만 오토바이 구급대원은 혼자서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응급환자를 한 시라도 빨리 살려내기 위해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체력적 한계에 대처하는 것 외에도, 심폐소생술, 인공호흡, 자동제세동기(AED) 사용 등 응급처치를 순발력 있게 판단하고 적시에 활용할 수 있기 위해선 정식으로 119 오토바이 구급대원들이 활동할 때는 2인조로 출동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봉소방서의 김성호 홍보반장은 “심폐소생술을 일컬어‘4분의 기적’이라 말하곤한다”고 말했다.

“심장마비 등의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는 시간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심장이 멈추고 뇌에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 분 내에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단 1분, 1초라도 빨리 응급환자가 있는 곳에 가기 위해 119안전센터에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구급대는 ‘4분의 기적’을 이루기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119 구급대의 오토바이를 처음 봤을 때 피자배달 오토바이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을 살리는’ 오토바이가 또 있을까? 시민들이 봤을 때 ‘사이렌 소리가 나는 저 오토바이는 뭐지?’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119오토바이 구급대원에게 길을 터준다면 그것 역시 생명을 살리는데 일조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정기영 정책기자]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