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대통령의 서재에는 어떤 책이 꽃혀 있을까? 또 어떤 옷을 즐겨 입으셨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물건을 아끼셨을까?  멀게만 느껴졌던 대통령의 알려지지 않은 일상의 모습이 곧 우리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금년 4월부터 서울시내 정부수반 유적 중의 하나인 등록문화재 413호<서교동 최규하 대통령 가옥>의 원형 복원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09년 7월 <최규하 대통령 가옥>의 영구보존을 위해 유족측으로부터 가옥을 매입하였고, 올 4월부터 가옥의 정밀 안전진단 및 복원설계를 거쳐, 2010년 12월까지 복원을 완료하고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최규하 대통령 가옥은 최규하 전 대통령(1919.7.16~2006.10.22)이 청와대 외교특보시절인 1973년부터 1976년 제12대 국무총리에 임명되어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이주할 때까지, 그리고 대통령 퇴임 후 1980년부터 2006년 서거 할 때까지 줄곧 거주한 가옥으로, 내부에는 거주 당시의 생활유물들이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최규하 대통령 가옥 원형복원을 위하여 문화재위원의 자문을 통하여 가옥 내·외부 복원의 방향을 결정했다.

우선 가옥은 문화재로 등록된 가옥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는 범위에서 1980년대 전후부터 2006년 서거하실 때까지 최 전 대통령 거주 당시의 모습으로 원형 복원하고, 가옥 내부는 대통령 생전의 검소하고 소박했던 생활모습 그대로를 재현하여 1970·80년대 대통령 일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1월~2월에 걸쳐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과 함께 가옥 내 대통령 유품의 공동조사 및 관리방안 등을 협의하고, 내부 기록화 작업을 실시했다. 가옥 내부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걸친 다양한 생활유물들이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있어, 가히 근·현대 생활사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살수 있을 정도면 있으면 된다" 는 생활신조가 베어 있는 가옥 내부모습

“가옥 어디에도 사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으며 쓸만한 것이 집밖으로 나가는 법이 없다”고 前 비서관이 회고하듯이, 최규하 전 대통령 부부는 항상 “살 수 있을 정도면 된다” 며 늘 검소한 생활을 했는데 가옥 내에 남아 있는 유물들을 보면 그 검소함은 오랜 기간 몸에 밴 습관임을 알 수 있다.

최 전 대통령이 외부 방문객을 맞아 담소하시거나 말년에 주로 시간을 보내시던 응접실과 서재의 유물들도 원형 그대로 복원

2006년 서거하실때까지 스크랩하며 쓰시던 작은 앉은뱅이 책상과 스탠드, 철지난 달력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만들어 사용한 메모지, 21인치 아남 텔레비전, 골동품처럼 보이는 50년된 선풍기, 1940년대부터 착용한 시티즌 손목시계, 30년된 쇼파와 탁자 등 - 검소하고 알뜰한 살림살이들은 모두 원형그대로 전시할 예정이다.

부창부수.... 영부인 홍기 여사의 근검 절약한 생활 모습도 그대로

영부인 홍기 여사의 근검 절약은 세인들의 화제가 될 정도로 유명했는데 총리 재직시절 홍기 여사가 대한무역진흥공사에 다니는 장남 윤홍씨가 월급을 타올 때마다 자투리로 남은 1원짜리 동전을 모아 비서관들에게 지폐로 바꿔달라고 했던 일화와 함께, 당시 1원짜리 동전을 담았던 영부인의 지갑도 <영부인의 방>에 그대로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홍기 여사가 최 전대통령의 내의를 일일이 손으로 빨아 삶을때 사용하던 지하실의 연탄화덕과, 부인사항이 남달랐던 대통령이 아내 홍기여사를 8년이나 간병하며 썼던 간병일지 등, 서로를 위하고 늘 존중했던 대통령 내외의 부부사랑도 잔잔하게 전시될 예정이다.

광부들의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평생 연탄을 때던 공간도 그대로 복원

국무총리시절 제1차 오일쇼크때 장성탄광 막장에 들어가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광부들에게 “ 당신들의 노고를 잊지 않기 위해 평생 연탄을 때겠다"고 약속하고 사용했던 연탄보일러와 당시 연탄을 보관하던 창고도 그대로 전시할 예정이다.

한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숙명적 삶을 살아야 했지만, 신생 한국의 가난한 외교관으로 많은 외교관들의 사표가 되었고 현장행정의 모범을 보였던 공직자로,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청렴하고 조용한 소시민으로 살다간 최규하 대통령의 소박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일상을, 이번 복원을 통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보다 가까이, 그리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어려웠던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우리들이 살아온 이야기들이 이 가옥에 모두 담겨 있어 자라나는 세대들의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가옥 앞 경호시설 부지도 마포구와 협의하여 가옥을 방문하는 많은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경교장, 장면가옥 등 정부수반유적과 유적 인근의 홍대, 신촌 등 의 관광 명소와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쉽게 탐방할 수 있는 다양한 관광코스를 새롭게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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