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한은진 기자]  이효리가 다음달 2년만에 가수로 컴백한다. '섹시 디바의 귀환'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동반되며 새 음반에 대한 기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효리의 컴백에는 언제나 대중의 기대와 호기심 그리고 우려가 섞여있었다. 그녀가 2003년 핑클을 떠나 솔로가수로 데뷔했을 때 불러일으킨 반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쏠렸고, 하루가 멀다하고 수백개의 기사가 쏟아졌다.

그녀는 하나의 아이콘이었다. 서구적인 몸매를 지녔으면서도 섹시함뿐 아니라 귀여움을 동시에 어필하는 매력은 한국 가요계에 드문 캐릭터였고, 이는 팝 여가수를 통해서만 소비됐던 대중의 목마름을 채워줬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쿨하게 자기 속내를 털어놓으며 털털한 성격을 자랑하면서도 무대 위에서 10분 만에 남성을 유혹할 수 있다는 당당한 섹시함에 대중은 반했던 것이다.

그러나 빠르게 형성된 스타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늘 의심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그녀의 1집은 뛰어난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열악한 가창력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만큼 이효리가 가진 가수로서의 생명력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다.

대중은 열광한 만큼 냉혹한 평가를 보냈다. 버라이어티에서 얻어진 이미지의 대비 효과로 인한 성공이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솔로가수로서는 단 1집이었지만 오랜 걸그룹 시절을 거쳤기에 평가는 냉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대중의 회의와 우려가 가시화된 것이 2집 'Dark Angel'(2006)이다. 타이틀곡 'Get Ya'가 미국 유명 팝스타의 곡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표절 논란에도 인기를 끄는 요즘과 다르게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대중의 실망감이 드러난 순간이다.

이효리의 진짜 수난은 여기서 시작된다. 3집 'It`s Hyorish'(2008)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현재 그녀의 심적 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대중은 이효리가 3집을 발표하기 전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봤다. 2집의 실패 뿐 아니라 이미 버라이어티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보여줬기에 더이상 그녀가 보여줄 이미지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3집은 오히려 그런 저조한 기대 심리에 반작용하며 큰 성공을 거둔다. 4집이 불안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집이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지금 이효리를 향한 대중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그만큼 될 물건을 들고 나와야 한다. 어려운 숙제다.

대중은 이제 이효리가 얼마나 벗느냐에는 관심이 없다. 새롭고 뛰어난 퍼포먼스와 음악을 공개하길 원한다. 단순한 의상 컨셉트의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다. 퀄리티는 높아야하고 내용은 새로워야 하는데 이미 아주 많은 여가수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으니 들고 나올 수 있는 무기가 적다.

3집때부터 형성되기 시작됐던 대중의 우려 반 기대 반 시선은 그녀에게 큰 압박을 주고 있다. 만일 이효리가 4집으로 이런 대중의 모순적인 시선을 돌파하지 못하면 그녀는 대중의 완전한 신뢰를 형성하는데 실패한다.
4집은 그녀의 가수로서의 생명력을 판단하기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효리의 귀환에 모든 이의 눈과 귀가 쏠린 이유다. 대중은 그녀가 어려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경상조은뉴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