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은 촉각이나 통각을 전달하고 외부의 화학적, 물리적 자극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하나의 기관이다. 모발은 사람 신체에서 자라는 모든 털을 일컫지만 여기서는 두발에 한정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모발의 역할은 크게 기능 측면과 미용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기능 측면은 외부의 추위, 더위, 직사광선 등으로부터 인체의 중요한 기관인 두피와 두뇌를 보호하며, 외부로부터 물리적 충격이 가해질 때 그 충격을 흡수하여 손상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또한 모발은 체내에 축적된 유해한 중금속 등을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머리카락은 혈액 순환에 의한 영양분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혈액 내에 있던 유해한 성분들이 머리카락을 통해 체외로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미용 측면에서 두발은 하나의 장식 역할을 한다. 즉 그 사람의 외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인에게는 기능적 측면 이상으로 개인적인 미용 측면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모발을 건강하게 가꾸고 유지하는 것은 기능 측면이나 미용 측면에서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면 모발은 왜 손상이 되고 어떻게 관리하면 건강한 모발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 원인과 회복 방법을 알아본다.

각피(cuticle, 角皮)는 상피세포에서 분비되는 보호막이 머리카락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 각피가 떨어져 나가거나 녹아내려 모피질 부분까지 드러난 상태가 되면 흔히 모발이 손상되었다고 한다. 건강한 모발은 표면이 매끄럽고 윤기가 나며 무늬가 규칙적인 반면 손상된 모발은 질감이 거칠고, 모발이 잘 엉키며 쉽게 끊어진다. 큐티클 층에 빛이 닿으면 굴절되어 윤기가 없어 푸석해 보인다. 그리고 모발 손상의 마지막 단계가 되면 모발의 끝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모발 손상의 가장 큰 원인은 염색이나 탈색, 퍼머넌트 웨이브와 같은 화학적 처리가 주가 되고 있으나 그 요인은 다양하다. 크게 나누어 보면 물리적인 요인과 화학적인 요인, 생리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리적인 요인은 먼저 열에 의한 손상이다. 모발 단백질은 열에 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개 모발은 70℃가 되면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80℃ 이상의 열을 사용하게 되는 드라이어나 아이론, 전기 세팅기와 같은 열기구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거나 사용 시간이 길고 너무 빈번하게 사용하게 되면 모발은 심한 손상을 입게 된다. 건강한 모발은 보통 10~15%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뜨겁고 건조한 열을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모발의 수분이 점차 증발하게 되어 건조해진다. 건성화로 거칠어지면 같은 자극을 받더라도 건강한 모발에 비해 훨씬 쉽게 손상이 진행된다.

다음은 마찰에 의한 손상이다. 마찰은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행해지는 샴푸나 타월드라이, 브러싱 등에 의해 혹은 모발끼리의 마찰에 의해 상당한 자극을 받게 된다. 특히 모발이 물에 젖어 팽윤되어 있거나 빗질이 잘 되지 않을 때 힘을 주어 강하게 당기는 브러싱을 하게 되면 각피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 벗겨지게 되고 모발에 손상을 입게 된다.

또 다른 물리적인 요인으로는 미용 시술 도구에 의한 손상을 들 수 있다. 미용실에서 사용하는 가위 날에 의해 손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무딘 날의 가위로 끝이 점점 가늘어지게 하는 테이퍼 기법을 적용했을 때, 지나치게 건조한 모발을 무리하게 커트했을 때, 모발을 강하게 당기면서 슬라이싱(slicing, 모발 끝을 밀어주면서 여러 번 가위의 개폐를 통해 모발 끝에 움직임을 주는 커트 기법 )했을 경우 등에도 모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레이저 날을 사용할 경우 젖은(wet) 상태의 커트를 하지 않고 드라이 컷을 하였을 경우, 레이저의 날이 무딜 경우, 지나치게 팽팽하게 당겨서 시술할 경우, 모발에 레이저를 대는 각도가 나빴을 경우에도 모발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화학적인 요인에 의해 모발이 손상되는 경우는 펌이나 염색, 탈색 등에 의한 손상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약제들은 큐티클과 큐티클 간의 보호막을 녹이고 모발 내부의 수분과 단백질을 녹여 배출시킴으로써 다공성 모발을 만든다. 극손상모발인 다공성 모발은 탈색, 파마, 염색, 코팅 등의 시술이 잘못되어 모발 겉면의 큐티클 층이 뜯어져 나가 모발에 많은 구멍이나 모간공이 생기는 현상으로 간층물질(피질세포와 피질세포사이를 메우고 있는 물질인데, 단백질로 되어 있어 부드럽고 흡수성이 뛰어나다.)인 케라틴이 심하게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다공성 모발이 되면 모피질의 수분 유지 기능이 약화되어 외부 환경의 습도 변화에 민감해져 모발이 쉽게 건조해지고 헤어스타일의 형태가 나빠지게 된다.

화학적 요인에 의한 사례들을 보면 펌 시술 시 모발에 맞지 않는 약제를 선정하거나 펌 제를 과도하게 사용한 경우, 펌 가온기의 온도가 적합하지 못한 경우, 방치 시간이 부족한 경우, 펌 로드 제거 후 헹굼이 충분하지 않아 모발에 약제가 잔류하게 되는 경우는 모발 손상의 원인이 된다. 모발에 약제가 남아 있을 경우에는 모발뿐 아니라 두피에도 자극을 주게 된다. 또한 단기간에 반복해서 시술한 염색이나 탈색은 모발을 급격하게 손상시키는 요인이 된다. 염색이나 탈색 직후에 뜨거운 드라이어로 장시간 말리거나 브로우를 하게 되면 모발이 건조해지고 늘어져 윤기가 없어지게 된다.

생리적인 요인은 인체 내부적인 문제로 호르몬의 불균형이라든지 영양의 불균형,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모발의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 또 과도한 다이어트나 편식으로 인한 단백질과 철분 부족으로 모발에 영양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건강하게 자랄 수 없게 되므로 모발이 손상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에서도 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환경에 의한 손상은 강한 자외선과 적외선, 건조한 날씨와 바람, 먼지, 각종 공해물질 등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 의한 것은 단지 모발의 손상요인뿐만 아니라 인체의 호르몬 변화에도 영향을 미쳐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적외선은 물체에 닿으면 열을 발생시켜 열선이라고도 불리는데 적외선에 모발이 장시간 노출되게 되면 모발의 주성분인 단백질이 열에 약하여 쉽게 변성이 된다. 즉 케라틴 단백질의 손상으로 인해 모발이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자외선은 열을 느낄 수는 없으나 화학선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피부내의 색소 침착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모발이 물에 젖어 있을 때 자외선에 노출되면 모발 내의 유멜라닌을 산화 분해시켜 모발 색을 붉게 만들기도 하고, 시스테인 산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 물질은 모발의 탄력성을 저하시키는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이처럼 모발 손상 요인은 다양하다. 그만큼 우리는 항상 모발 손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모발은 자기 회복력이 없다. 그러므로 건강한 모발일 때 손상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들은 아름다운 헤어스타일 연출이 필요하므로 관리를 더욱 잘 해야 한다. 한편 손상된 모발은 더 이상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외부로부터 트리트먼트 제품 또는 클리닉 제품으로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분은 모피질 중에 혼합되어 모발에 윤기가 나게 하고, 모발의 움직임에 부드러운 유연성을 준다. 유분은 모표피에 유막을 만들어 광택을 살려주고, 마찰을 감소시키며, 모표피의 손상을 막아준다. 또한 그 이상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상모를 커트한 후 관리하면 손상된 모발의 회복이 빠르다. 모발이 손상되면 모발 끝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더 이상 갈라지지 않도록 손상 부분을 잘라주는 것을 클리핑 한다고 한다. 이 클리핑을 하는 방법은 손상된 모발을 일정량 얇게 잡고 비틀어 꼬게 되면 갈라진 모발 끝부분이 뻗치게 되는데 가위로 이 부분만을 잘라내면 모발이 더 이상 갈라지지 않는다.

손상된 모발 관리는 화학적인 시술이 행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오히려 손상을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모발 전문 관리사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건강한 머릿결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신화남 미용기능장(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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