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면서 교통카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지난주 금요일 대구 어느 버스정류장에서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어린이가 시내버스 정차 후 문을 여닫은 후에서야 버스기사에게 내려야 된다면서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아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잠시 놓쳐 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버스 기사는 “노인들은 버스 탈려고 뛰어다니는데 새파랗게 젊은 **들은 차가 서면 내린다고 **들이야..쯔쯧” 하면서 아이에게 욕설을 퍼붓고 나서야 겨우 문을 여는 것이었다.

내린 초등학생은 운전기사를 힐끔힐끔 쏘아 보면서 가던 길을 가고 있었다. 나이 드신 기사분이 자식보다 한참이나 어린 아이에게 너무 심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양반이구나 하고 지나쳤다.

어제는 칠순이 넘은 할머니 한분이 버스 운행 중에 일어서서 통로로 나와서는 “백화점을 갈려면 여기서 내리는게 맞냐”면서 길을 물었고, 나는 "다음에 저랑 같이 내리면 된다"고 말씀을 드리는 순간 버스가 급정지를 하였다.

급정지 하는 것을 느끼고 할머니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 할머니는 뒤로 넘어지면서 엉덩이와 머리가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운전기사에게 차를 갑자기 세우면 어떻게 하냐고 항의를 하자 갑자기 택시가 끼어 들어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서 사과를 하였고, 잠시 후 택시기사가 올라와서는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이런 일들이 드물게 발생하는 일은 아니며, 우리나라 대중교통의 현실이다.

시내버스는 대부분 버스 운행중에 승객들은 내릴 준비를 한 후 정차하면 허겁지급 내리고 손님이 올라타기가 무섭게 버스는 달려 간다. 어느 정도의 순발력이 있는 젊은이들도 손잡이를 잡고서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정이다.

말로만 노인복지 정책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대중교통 문화를 대폭 수정해야할 것 같다.

버스 이용자 대부분이 학생과 노인인 점을 감안한다면, 버스가 완전히 정차 후에 승객들이 내리고, 버스에 올라탄 승객들이 버스 안에서 자리를 잡은 후에 출발하도록 하는 제도적 마련이 뒷받침 돼야 하겠다.

물론 버스 배차간격이랄까 이런 문제가 유발돼 버스 도착 시간이 조금은 지체될 수는 있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이 우선시 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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