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중국을 이끌어온 50인의 모략가! °한비자[韓非子]°
"법(法)"은 드러내야 하고, "술(術)"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주받은 '비기'를 남긴 말더듬이 한비자,  
그는 인성의 약점과 욕망을 끔찍하리 만큼 아프게 지적한 칼날같이 예리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지성의 한비자가 바라본 세상!

(어제 6부에서 이어집니다.)
다음으로 '세(勢)'란 지위의 높고 낮음을 가리킨다.  통치자는 말과 행동을 떠나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영향력도 커진다. '세'를 탈줄 알면 좋은 사람도 나쁜 자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능한 자를 기용하면 천하를 다스릴 수 있지만,  못난 자를 기용하면 천하를 어지럽히게 된다. 

통치자로서 현명한 군신은 자신의 권력으로 국가를 다스리지만, 간사한 군신은 권력으로 백성과 어진 사람을 해친다. 군왕이라면 권세를 잘 이용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비자는 우화 한 가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조보(造父)가 밭을 갈고 있는데 한 부자가 마차를 타고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말이 놀라 더 이상 가려 하지 않았다. 아들이 마차에서 내려 앞쪽으로 말을 끌고 아버지는 뒤에서 마차를 밀고,  그래도 여의치 않자 밭을 갈고 있던 조보에게 도움을 청했다. 조보는 농기구를 챙긴 다음 마차 위로 뛰어올라 말을 모는 자리에 앉은 다음 고삐를 잡고 채찍을 드니 말이 달리기 시작했다.

한비자는 이 고사를 이용하여 신하와 백성을 다루는 현명한 군주의 이치를 설명한다. 조보가 말을 다루는 기술이 없었더라면 있는 힘을 다해 마차를 미는 일을 도왔을 것이고, 그러면 말은 계속 버티고 마차는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조보가 마부 자리에 편히 앉은 것은 그에게 말을 다루는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군주에 있어서 국가는 수레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군주의 '세(권력)'는 말에 비유할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기술이 없다는 것은 말을 다루는 기술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몸이 피로하면 국가는 환란을 면하기 어렵고, 
몸을 편안한 곳에 두면 국가도 다스려져 부강해질 것이다. 한비자는 현명한 군주는 "관리들만 잘 감독할 뿐이지 백성들을 직접 다스리지 않는다.  나무줄기를 흔들면 나무 전체 잎사귀가 흔들리게 되고, 그물의 벼리를 당기면 힘들이지 않고 그물을 펼 수 있는 이치가 바로 이런 도리다. 「외저설·우하」"라고 말한다. 

또 "이익이 있는 곳에 백성들이 몰리고,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일에 선비들이 목숨을 건다. 「외저설·좌상」"라고도 했다. 한비자는 군주가 나라와 백성을 통치하는 데는 효과적인 길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자신이 직접 백성을 다스릴 필요가 없고 각급 관리들을 통하여 다스린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나무줄기를 흔드는 것과 같아, 나무 전체가 흔들리면 나뭇잎이 떨어진다. 연못 주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사는 새들도 놀라 하늘로 날아가고, 연못 속의 물고기들은 바닥으로 숨는다.  또 그물을 잘 던지는 사람은 그물의 벼리만을 쥐면 되지, 그 많은 그물코를 일일이 건드리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다. 

따라서 관리는 나무줄기와 그물의 벼리에 비유할 수 있고, 군주는 이 관리들만 잘 다스리면 백성들을 잘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또 불을 끄는 일에 비유할 수도 있다. 관리들에게 직접 물동이를 들고 가서 불을 끄게 하는 것은 개인의 작용을 발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관리들에게 채찍이나 지휘용 깃발을 들게 하여 만 명의 백성들을 지휘하면 빨리 불을 끌 수 있는 이치와 같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구체적이고 작은 일에는 매달리지 않는다. 한비자는 또 백성들을 너무 사납게 압박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성들의 반란을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비자는 앞서 인용한 조보의 이야기를 다시 들고 있다. 말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조보는 제나라 왕을 위해 마차를 몰았다.  그는 말을 길들이기 위해 백리 동안 말에게 물을 주지 않고 갈증을 나게 만들어 말을 길들였다.  그런 다음 제나라 왕에게 보고했다. 이에 제나라 왕은 화원에서 한번 시험해보라고 했다. 

조보가 말을 몰고 화원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말은 화원의 연못을 보자 갈증을 참지 못하고 바로 연못 속으로 뛰어들었다. 조보가 고삐를 당기며 통제 하려했지만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조보는 말을 갈증나게 하는 방식으로 말을 길들였지만 물을 본 말은 참지 못했고 조보도 어쩔 수 없었다. 

조보는 이 일을 가지고 군주를 깨우쳤다. 백성의 생존방식으로 백성들을 길들이려 해서는 되레 반발만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내일은 8부로 이어집니다.)

오늘도 '조보'의 말 다루는 솜씨처럼 지혜롭고 은혜가 넘치는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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