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야당-여성단체 공동대응… 성난 네티즌 "금뱃지 떼라" 맹비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여교사 비하' 발언에 전국이 요동치고 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와 민주당은 물론, 네티즌까지 합세해 나 의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여성 단체들과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지난 15일 나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여교사를 예쁘고 못생기고 이혼하고 애 딸리고 같은 말도 안 되는 기준으로 조롱하고 차별하고 냉소한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전제하면서, "농담이라도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배려가 무시되어서는 안 되며 혹시라도 장애, 인종, 성, 성적, 빈부 등의 차별을 소재 삼아 장난치는 일은 극히 삼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전교조 여성위원회는 또 나 의원이 지난 7월 자신을 '관기(官妓)'에 비유한 정광용 박사모 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자신에 대한 성적 모독 발언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취하면서 이 땅의 수십만의 여교사들을 능멸했다"고 비난했다.
전교조에 이어 민주당도 나 의원의 '여교사 비하발언'을 두고 집중공세를 펼쳤다.
같은 날 민주당은 김현 부대변인을 통해 "야당의 대변인으로 꾸지람하던 나경원 의원은 어디가고, 거만하게 호통치고 떠넘기기만 하는 여당 재선의원만 남아있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며 나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어 "여교사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여교사를 외모와 이혼 등의 말도 안되는 기준으로 조롱하고 차별한 경우는 없었다"고 나 의원의 진심어린 사죄를 거듭 요청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인터넷사이트 검색순위에서 나 의원의 '여교사 비하발언'이 선두권을 지키고 있고, 성난 네티즌들은 나 의원의 미니홈피를 찾아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외부에서 여성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여성 국회의원 입에서 오히려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잡담과 공식선상에서의 연설도 구별 못하면서 국회의원 뱃지를 달 자격이 있느냐?", "여성의 우수한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을 고작 여성의 외모로 밖에 평가 못하다니…" 등 나 의원의 '여교사 비하'발언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나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물의를 빚자 "비하한게 아니라 우수한 여성만이 교사의 자격이 있다는 취지에서 말을 전한 것"이라면서, "농담을 원용한 것이지 결코 여성을 비하하려고 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여교사 비하' 발언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 나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강성태 기자
kst@eg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