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튀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꾸준히 보여주었던 남경필 의원이 해괴한 말을 했다. 김정일을 만나고 돌아온 김대중씨나 박근혜 의원을 대북특사로 보내자고 주장한 말이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갑자기 이시기에 ‘김대중 선언’을 왜 옹호해야 하는지 그 진의가 매우 궁금하다.

남경필 의원의 이러한 대북특사 공개추천을 통해서 김·박‘휴먼세트’화(化)한 대북인식의 배경이 무엇인지는 남경필의원 외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금강산 박광자 여인 사살사건의 상처도 아물지 않았고, 더더욱 지금까지 10년동안 잘못 방향을 잡고 질주해왔던‘대북퍼주기’식 북한군량미 창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던 좌파정권의 대북정책을 바로 잡아야 할 중요한 이 시기에 난데없이 집권당 4선 중진인 남경필 의원이 ‘김대중, 박근혜’를 대북 특사로 보내자고 주장한 것은 과거 친북정권하에서나 할 수 있는, 말도 되지 않는 어쭙잖은 수사에 불과하다.

좌파정권하에서 김정일을 만난 두 정치인의 대북특사 역할은 한마디로 지금의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국제질서의 상황은 숨 가쁘게 급변하고 있고, 또한 북한의 내부의 변화 또한 심상치 않은 이때에 김대중·박근혜 대북특사론을 제기한 남경필 의원의‘지각없는 대북 구상’은 시의 적절치 못할뿐더러 하나의 정치적 제스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아직까지 북한은 금강산 관광객 살인 사건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었고, 일방적으로 대화를 수시로 차단하기위해 ‘연락망’을 끊어 버리는 그릇된 행동을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대북 특사를 보내자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 없는 우리가 마치 잘못을 빌러가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 같아서 몹시 자존심이 상하고 불쾌하다. 생뚱맞은 남경필 의원의 대북특사론이 무슨 진사사절처럼 들려 기분이 매우 불쾌한 것은 왠일일까.

집권당의 4선 의원정도 되었으면 이제, 분명한 애국심과 국가관에 준거하여 대북발언을 신중하게 하는 것도 몸에 배어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포플리즘으로 치장된 속빈 강정 같은 정치인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은 한국 정치의 비극처럼 보인다./자유언론인협회장·국민행동본부부본부장·인터넷 타임즈 발행인 양영태(전 서울대 초빙교수·치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