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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피아니스트 김별의 클래시컬 뮤직(11) - 체르니 1.스승과 제자
[기획연재] 피아니스트 김별의 클래시컬 뮤직(11) - 체르니 1.스승과 제자
  • 최승연 기자
  • 승인 2019.08.06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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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체르니를 가르치고 

체르니는 리스트와 레세티츠키를 가르쳤으며, 

리스트와 레세티츠키는 세상의 피아니스트들을 가르쳤다.


카를 체르니(Carl Czerny, 1791.02.21~1857.07.15) 에튀드 작품 번호 299번(Die Schule der Geläufigkeit), 39번 프레스토 연주입니다. 

아마도 전 국민이 알고 있을 듯한 일명 '체르니 몇 번' 시리즈의 작곡가 체르니는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오르가니스트, 학자, 교육자였습니다. 그는 주로 베토벤의 제자이자 리스트의 스승, 훌륭한 음악 교수로만 알려져 있으나, 실은 방대한 작품을 남긴 작곡가였고 클래식 음악사에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인물입니다.

체르니는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차르트가 사망하기 얼마 전 체코계 음악 교사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월등한 재능을 보이며 9세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으로 성공적인 연주회를 치러내고, 이듬해인 10세에 악성(樂聖) 베토벤 앞에서 연주하고는 그로부터 찬사와 축복을 받으며 제자로 들여집니다. (*소년 체르니가 첫 만남에서 베토벤의 공포스런 외모에 울음을 터뜨렸다는 일화, 인간적으로 뿐 아니라 스승으로서도 까칠하기로 악명높던 베토벤이 유독 체르니에게만 애정과 친절을 보였던 일화는 지금까지도 흥미롭게 회자됩니다.)

베토벤의 괴팍한 성격과 그것을 품어줄 수 있었던 체르니의 온유한 성향, 더해 체르니의 탁월한 예술적 통찰력과 그것에 대한 베토벤의 존중심은 둘의 관계를 각별하게 만들었고, 공통적으로 평생 독신이었던 둘은 베토벤의 사망 때까지 꾸준히 편지와 만남을 이어가며 사제지간을 넘어 평생의 친구가 되어줍니다. 베토벤이 친자식처럼 여겼던 조카 Carl을 체르니에 위탁했다거나 새 작품을 그에게 교정 및 편곡 요청했던 것, 새 작품의 초연까지도 피아노를 자신이 아닌 체르니에게 종종 맡겼던 일화는 베토벤이 그에게 가졌던 절대적 신뢰를 알게 해줍니다.

베토벤과 체르니의 인연은 인간적 의미를 넘어 음악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되는데, 먼저는 그들이 주고받은 사적이고 공적인 내용의 방대한 편지들이 훗날 베토벤에 관한 가장 주요한 자료로 빛을 발했던 점입니다. 또한 체르니가 베토벤에 대해 남긴 상세한 증언들 역시 한 인간, 위대한 예술가로서의 미스터리한 베토벤을 분석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둘째는 베토벤 - 체르니 - 리스트로 이어져 내려간 사제 계보가 곧 고전 - 낭만 - 현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대적 계보이자 피아니즘의 계보라는 점입니다. 후기 낭만파에 속하는 리스트는 현대음악과 현대 피아니즘의 한 토대가 되었고, 여느 작곡가들과 마찬가지로 세 인물은 작곡가이기 이전 당대 최고의 실력으로 그 영향력을 후대에 끼친 명피아니스트들이었습니다. 베토벤은 현대 피아노라는 악기의 탄생 자체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고, 체르니는 그 피아노를 연주하는 기법과 교육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일찌기 가난을 체험하며 15세부터 피아노 교습에 나서야 했던 체르니는 이미 20대에 고액의 수업료를 받는 빈의 저명한 교수가 됩니다. 어느날 아버지 손에 이끌려 그런 자신을 찾아온 어린 리스트를 만나게 되고, 아이의 재능을 알아본 체르니는 스승 베토벤에게도 직접 리스트를 소개하게 됩니다. 그렇게 2대 스승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게 된 12세의 리스트는 (처음 베토벤 앞에서 연주했던 어린 체르니처럼)베토벤으로부터 찬사와 재능에 대한 축복을 받으며, 체르니의 각별한 제자로 들여집니다.


체르니는 수많은 제자들 중 과거의 자신같이 가난했던 리스트와 몇몇 제자들에게는 수업료를 받지 않고 심지어 생활비까지 지원해주는 은혜를 베푸는데, 리스트는 훗날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초절 기교 연습곡> 등 자신의 특별한 몇 작품을 체르니에게 바치고, 당대 최고의 명예와 명성을 얻은 후에도 스승에 대한 한결 같은 예우를 거두지 않습니다. 또한 그 자신도 역시 400명에 달하는 어려운 제자들을 무료로 가르치며 스승의 행적을 따르고 2대 스승인 베토벤의 위대한 아홉 곡의 교향곡을 모두 피아노로 편곡해내는 혼신의 업적을 세우기도 합니다.

20세기 초 한 피아노 전문지는 체르니를 '피아노 기법의 조상'이라 소개하며 주요 피아니스트들의 계보를 정리해 게재합니다. 체르니 본인은 베토벤의 수제자이자 리스트를 길러낸 스승이었고,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과 클라우디오 아라우, 조르주 치프라, 소련의 양대 작곡가였던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는 그의 제자의 제자의 제자인 3대 제자가 됩니다. 하프시코드의 부흥을 이끈 완다 란도프스카 역시 3대 제자에 속하며,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은 그의 4대 제자로 내려갑니다. 

20세기 피아니즘에 막강한 영향을 끼친 주요 피아니스트들은 직,간접적으로 체르니의 영향력을 흡수하였고, 이는 음악에 있어 스승의 영향력이 강하며 그 흐름을 얼마나 길게 이어가는지 알게해주는 한 단면이 됩니다.

 


 

피아니스트 김별

- 개인 연주회 <마음 연주회> 208회 (2019.10.09. 나루아트센터)
- 코리아뉴스타임즈 (현 이코리아) <김별의 클래식 산책> 2017~2018 연재
- e조은뉴스 <피아니스트 김별의 별별예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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