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로 오만원권 발행 10주년이 되었습니다. 2009년 6월, 오만원권 발행을 앞둔 당시에는 36년 만에 고액권이 발행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는데요, 발행 첫날 1조 6,000억원이 인출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오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를 보면 오만원권 지폐가 10만원권 수표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수표 사용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표가 지급수단(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자기앞수표, 계좌이체 등 포함) 사용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4.4%에서 2018년 0.6%로 급감했습니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하루 평균 결제 건수는 2008년에 374만 2,000건이었으나 오만원권이 발행된 2009년에는 307만 3,000건으로 17.8% 줄었으며, 지난해 기준 31만 건으로 급감했습니다. 10년 전의 8.4% 수준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1만원권의 사용도 급감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1만원권 발행잔액은 연 5%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2009년 오만원권 발행 첫해에만 12.9% 급감했습니다.

그럼 지난 10년간 5만원권은 얼마나 발행되었을까요? 총 37만 1,878만 장, 185조 9,392억원어치라고 합니다. 또한 시중에 풀린 오만원권 발행잔액(발행액-회수액)은 98조 3,000억원(19억 7,000만 장)입니다. 천원권과 1만원권의 발행잔액이 각각 1조원, 15조원 수준인걸 감안하면 매우 큰 액수죠.

오만원권 발행총액은 전체 통화의 85%에 육박합니다. 다만 회수율은 50%에 머물러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오만원권이 다른 은행권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생긴 효과로는 화폐 제조 및 관리 비용이 대폭 줄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1만원권을 제조할 경우와 비교했을 때, 은행권 제조비용이 연간 약 600억원 안팎으로 절감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일어난 또 다른 변화는 개인 간 이전지출액(정부가 다른 경제주체에 대해 일방적으로 급부해 수급자 수입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으로서, 사회보장금 및 보조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월 평균 가계 지출 조사를 보면 가구당 경조금이나 세뱃돈 등의 명목으로 월 16만 4,800원 (2007년), 16만 7,800원(2008년)정도 지출하던 것이 2009년 18만 5,400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후 19만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위폐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는데요.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오만원권의 위폐보다 1만원권과 오천원권의 위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만원권 위폐 발견 장수는 10년 동안 총 4,447장으로 같은 기간 중 전체 발견 장수의 9.2%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오만원권에 적용된 위변조방지 기술 영향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오만원권에는 기존 은행권에 적용되지 않았던 입체형 부분 노출은 띠형 홀로그램, 가로 확대형 활판번호와 비공개 디자인 요소 등 신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오만원권 탄생 10주년을 맞아 이 우리 화폐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았는데요, 화폐없는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도 오만원권의 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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