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04회]

약속시간보다 항상 5분 늦게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일종의 스타의식이거나 공주병에 걸린 사람 이다. 일찍 도착했어도 주변에서 맴돌다가 꼭 5분 정도가 지나야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등장한다. 

이런 사람은 ‘거부감 장기저축’에 가입한 사람이다. 만기가 되면 모아 놓은 거부감은 당연히 찾을 것 이고, 거기에다가 ‘왕따’라는 이자까지 선물로 받게 되는 것이다. 돈으로 이자를 받는다면 좋으련만 따돌림이 이자가 되어 따라다닌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약속은 지키기 어려우니까 하는 것이다. 약속을 잘 안 지키는 사람일수록 굳게 다짐을 한다. 항상 ‘꼭 지켜!’, ‘꼭 나와!’, ‘시간 어기지마!’라고 철석같이 다짐하는 사람일수록 수상하다. 

다른 사람들도 자기처럼 못 지킬 것 같은 불안에서 나오는 말일 것이다. 도둑의 눈에는 모두가 도둑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약속은 될 수 있는 대로 안 하는 게 좋다. 지키지 않으려면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약속을 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 비록 손해가 생기더라도 지켜야만 한다. 부득이한 사정이 발생했을 때는 어기는 것보다 변경하는 편이 낫다. 그래서 노자는 “모든 일을 쉽게 약속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적다” 라고 말했다. 

약속은 신용과 신뢰의 대명사다. 또한 약속은 미래에 대한 예약이다. 현재 기업은행 연수원 교수로 있는 박재진씨는 지점장 시절 ‘국민 새신용 운동’ 선포식을 하여 신용사회 만들기 운동을 벌려왔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는 약속을 안 지키는데 있다는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수많은 약속 속에서 살고있다. 먼 사람에겐 약속을 잘 지키고, 가까운 사이에는 약속을 안 지켜도 된다는 생각, 높은 사람과의 약속은 미리가서 기다리면서 아랫 사람과의 약속은 내 맘대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약속은 친할수록 잘 지켜야 하고 누구에게나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특히 고객과의 약속은 자신의 인격을 담보로 하고, 더 나아가 소속된 회사의 신용까지 담보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과의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다. 요즘 사이버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유통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다. 문제는 배달되는 상품이 약속과 다르다는 소비자 고발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객의 신뢰를 송두리째 잃어 버리는 일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농담으로라도 거짓 약속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성경은 66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약속이라는 말이 66번이나 나오는 것을 보면 의미가 크다. 내가 지키므로 다른 사람들도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만 한다. 

결혼식 순서에 주례가 결혼서약을 받는 시간이 있다. 평생 잘살 것을 주례와 하객 앞에서 약속하는 순서다. 여기서 너나 없이 ‘네’라고 대답을 하기 때문에 결혼이 선언 된다. 그런데도 ‘3쌍 결혼, 1쌍 이혼’이라는 세계기록을 계속 갱신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하게 살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다. 만일 백에 하나라도 이혼할 생각이 있었다면 “평생 서로 믿고 사랑하며 함께 하겠습니까?” 하고 주례가 물었을 때, “아니요” 하고 대답을 했어야 옳다. 

어떤 대기업에서는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혼 경력이 있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 많은 사람 앞에서 한 약속을 깨뜨린 사람이 이 회사에서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는 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약속을 잘 안 지키는 원인은 어린시절로 돌아간다. 100점을 맞으면 무엇을 사주겠다고 큰 소리를 하고, 막상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결혼을 할 때 여자에게 나와 결혼을 하면 평생 손에 물을 묻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놓고, 고작 고무장갑 하나 사오는 남자도 신용 없는 사람이다. 

약속은 크든 작든, 비록 손해가 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약속을 만드는 사람은 지키는 사람을 배려해야 하고, 계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 

어기는 사람은 이기주의자다. 어기려면 약속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따라서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약속은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자신과의 약속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약속을 잘 지키는 월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한국이미지메이킹학회
초대(명예)회장 박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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