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건강이야기 [제 2.558회]

(1편에서 이어집니다.)
2. 일반의보다 전문의가 용하다. ☞ 
이상일 (울산의대 예방의학 교실)
경미한 질병에도 전문의를 찾아간다. 그래서 의대졸업생들은 거의 전부가 전문의를 지망한다. 그러나 막상 개업한 전문의는 자신의 전문분야와 무관한 간단한 진료에 몰두한다. 이러한 악순환은 자원의 낭비이다.

몸에 이상이 생겨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필요를 느끼게 되는 경우 우리는 무의식중에 해당분야의 명의 또는 전문의를 우선 떠올리게 된다. 최근에는 대중매체나 서적을 통하여 일반 국민에게 특정한 분야에서 유명한 의사를 소개하는 일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건강과 의료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가 많지 않은 우리의 현실적인 여견상, 일반 국민에게 의사 또는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암암리에 일반 국민들의 전문의 선호현상을 부채질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전문의는 일반의보다 용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전문의와 일반의의 차이점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일반의는 의학의 특정분야를 전문으로 하지 않고 진료하는 의사를 말하며, 전문의는 일반의에 비하여 진료의 범위는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의가 자신의 전공분야 또는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가 아닌 경우에도 일반의에 비하여 우수한 진료를 할 것이라는 생각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흔히 경험하게 되는 질병으로 폭을 좁혀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개원의의 진료 내용을 분석한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환자 중 80%는 감기(급성상기도염, 급성기관지염, 급성모세기관지염, 급성편도선염 등), 소화불량(위 십이지장 기능장애) 식중독 또는 설사( 감염성 소화기질환), 신경통 등 비교적 경미하거나 시간경과에 따라 저절로 낫는 병이였다고 한다. 

이러한 질병들은 진단과 치료에 전문적인 기술이나 특수한 시설 또는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의료에 있어서는 의사에 대한 환자의 믿음이 치료 결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의 선호현상을 일방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일 승용차의 엔진오일 교환과 같은 경미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모두 1급 자동차 정비공장을 찾는다면 우리 주위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경정비업소(소위 밧데리 가게)가 살아 남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기듯이, 의료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체의사 중 전문의가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여 대한의학협회 회원신고 현황에 따르면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대 졸업생의 대부분이 전문의를 지망하고 있다. 

한편 전문의 중 절반이 개원하고 있는데, 개원을 하고 있는 전문의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의 전문분야와는 무관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학 교육제도를 개선하여 1차 진료를 담당할 수 있는 유능한 의사를 양성하고(가정의제도), 개원의의 진료에 대하여 질적 수준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의료계의 자발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경미한 질병에 걸린 경우 우리가 일반의(가정의를 포함하여)를 찾게 될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내가 가진 병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인지, 어느 분야의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으며, 진료의 연속성이 보장되어 불필요한 검사를 배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의사와 환자간에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건강에 관련된 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3시간 대기, 3분 진료의 불편함, 막연한 전문의 환상, 의학박사 신화에서 벗어나 집이나 직장 가까이에 단골의사를 가져보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내일은 3편으로 이어집니다.)

명절연휴를 행복하게 잘 보내셨나요?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와서 힘차고 건강한 하루 보내시기를 응원합니다.

자연치유사/1급관강관리사
자연치유학과/ 교수 박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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