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535회]  

손자병법 2/3 (24부) [제 2.535회]
               (막다른 길로 몰지 마라!)
"흐루쇼프 자존심 살려주고 핵전쟁 막은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어제 1편에서 이어집니다)
10월 26일 케네디는 흐루쇼프로 부터 한 통의 서신을 받았다.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미사일을 철수하겠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두 번째 서신이 도착했다. “우리는 터키의 미국 미사일 기지도 철수 할 것을 원한다!” 

이때 쿠바를 정찰하던 미국의 U-2기가 격추돼 조종사 루돌프 앤더슨 소령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비행기를 격추하지 말라고 명령했던 크렘린의 지시가 무시된 것이다. 

소련에서도 군 통수권이 흔들리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강경파에 의해 쿠바에 대한 공중폭격이나 상륙침공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틀 후인 월요일을 D데이로 정해 대통령의 명령만 기다리는 상태였다. 

보복하고 확전 할 것인가? 
하지만 케네디는 냉정하고 신중했다. 그리고 소련의 타협안 중 첫 번째 안을 받아들인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곧 소련의 대답이 날아왔다. 
“우리는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하겠다.” 
1962년 10월 28일이었다. 

전 세계가 안도의 숨을 내쉬는 순간이었다. 흐루쇼프의 답신을 받은 케네디는 방송에서 위기의 종식을 알렸다. 전문가들은 만약 당시 핵전쟁이 벌어졌다면 6분 내에 2.500km 반경의 미국 본토가 초토화되었으며, 미·소 양국에서 1억 명, 유럽에서도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위기 처리과정에서 주목 할 두 가지 교훈을 보자. 첫째, 최종 결정권자는 고정관념에 빠져서 그릇된 판단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케네디는 인지심리 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베를린 가설(假說)’ 혹은 ‘베를린 프레임(frame)’ 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기만의 가설이나 틀에 빠지면 벗어나기 어렵다. 똑똑할수록, 합리적일수록 이런 틀에서 빠져 나오는 것은 더욱 어렵다. 케네디는 “베를린은 서구의 고환이다. 서구 국가들을 비명 지르게 하고 싶으면 나는 베를린을 쥐어짠다”고 외쳤던 흐루쇼프의 말에 주목했다. 

베를린에서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쿠바 사태를 일으켰다고 믿은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흐루쇼프는 쿠바와 베를린의 사안을 별개로 생각했으며 사태 기간 중 단 한 번도 베를린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케네디는 마지막 회의에서 까지 베를린 프레임을 버리지 못했다고 하니 한번 각인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둘째,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케네디와 흐루쇼프는 서로에게 겁을 먹고 있었다. 훗날 재클린 케네디의 회고에 의하면 당시 케네디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침실에서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카스트로 역시 흐루쇼프를 ‘겁쟁이’라고 몰아 붙였다. 결국 겁쟁이가 조금 덜한 겁쟁이에게 진 셈이다. 겁 없이 덤빈다고 해서 용기가 아니다. 겁은 나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굽히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진정한 용기다. 

오늘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은 겁에 질리지 말고, 거침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지혜로운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