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40회]    

"초선의 매혹적인 춤으로 조조의 동탁 암살극"
그로부터 열흘 후 왕윤의 집으로 온 조조는 초선을 조심스럽게 안아 말에 태웠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지만 왕윤은 초선이 너무도 안쓰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조는 태연하게 왕윤이 준 칠성검을 뽑아 빛을 내는 7개의 보석을 응시하고 있었다.

“왕윤 나리! 거사가 성공하면 이 칼은 제가 가져도 될는지요?” “물론이오! 자 시간이 없으니 어서 칼을 집어넣고 떠나시오!” 이미 초선도 칠성검도 다 가진 듯한 조조의 행동이었다. 길을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왕윤은 갑자기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황건적에게 살해당한 아이의 친아버지처럼 이 아이의 운명도 그렇게 되는게 아닐까? 왕윤은 두려움에 떨며 방으로 들어갔다. 자신이 지금 무슨짓을 하는것인가 자책하였지만 배는 이미 떠난 뒤였다.

사진출처 : 삼국지 CCTV
사진출처 : 삼국지 CCTV

동탁의 인상은 조조가 상상한것 이상으로 흉악 하였다. 날카로운 눈초리에 냉혹함마저 느껴지는 엷은 입술. 그의 주위에 있는 자들은 하나같이 긴장으로 몸이 경직되어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는 때려 죽이거나 혀나 눈을 뽑아 버리거나 손발을 절단하거나 미인을 데리고 논 다음 요리해 먹는다는 소문이 결코 헛소문은 아닌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를 대면하기 무섭게 기가 죽어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조조는 잠시나마 왕윤에게 큰 소리치며 보검까지 빌려 여기 온 것을 후회하였다. 넓은 방에는 침묵만이 가득했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조조가 동탁에게 말했다.

“오늘 이 검으로 멋진 검무를 보여드리나이다!” “검무라니?” “네! 제가 오늘 금을 기가 막히게 잘 타는 낙양 제일의 미녀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자 조조의 뒤 멀찌감치 서 있던 초선이 고개를 들었다. 요염한 웃음을 짓고있는 초선을 본 순간 동탁은 눈을 크게떴다. 일찍이 보지못한 미모였다. 손만 까딱하면 달려와 품에 안길 궁녀들이 지천에 널려 있었지만 그녀는 다른 그 누구와도 달랐다. 

동탁은 꿀꺽 침을 삼켰다. 비대한 살이 욕망으로 떨렸지만 동탁은 짐짓 태연한 척 조조에게로 눈을 돌렸다. “그럼 어디 자네의 검무솜씨를 한번 볼까!”

넋이 나갈듯한 초선의 금 연주에 맞춰 검무를 활달하고도 멋지게 추고 난 조조는 초선과 함께 동탁이 마련한 잔칫상에 앉았다. 동탁은 시종일관 초선만을 바라보았다. 살인마의 어두운 눈이 이번에는 욕정으로 이글거렸다.

술을 한 잔 올린 조조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마음에 드시는지요? 장군께서 마음이 있으시다면 곁에 두시지요!” “그게 진심인가?” “네! 초선도 동탁 나리라면 매우 기뻐 할 것입니다.” “그럼 술부터 한 잔 따르라고 해보라!”

초선은 고개를 숙인채 동탁에게 다가가 섬섬옥수를 들어 술을 따랐다. 그녀가 술을 따르자 술마저 그녀의 체취를 담은 듯 입안에서 더 없이 향기로운 냄새를 풍겨왔다. 동탁은 오감이 다 만족하여 조조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고맙군! 자네 오늘은 우리 집에 머물지 그러나! 
자 이 잔부터 받게!” “네. 황공합니다!” 잔을 들이켜면서 조조는 ‘오늘 밤이 네 놈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라고 속으로 외쳤다. 

보름달이 너무나 밝았다. “날을 잘못 택한 건가!” 그러나 곧 마음을 다 잡았다. 오늘 반드시 끝장을 내야 했다. 술에 잔뜩 취한 동탁은 장안의 최고 미녀를 헌상한 조조를 거듭 치하한 후 비곗덩어리 몸에 초선을 꿰차고 침실로 들어갔다. 

많이 취한데다 지나치게 흥분을 불러 일으키는 초선의 위에서 조급하게 행위를 마치고 난 동탁은 곧 깊은 잠에 든 듯했다. 객실을 빠져나간 조조는 미리 눈여겨봐 둔 동탁의 침실로 접근해 갔다. 

‘이제 곧 동탁의 머리가 굴러 떨어지고 초선 너는 나의 여자가 될 것이다!’ 조조는 호위병들을 피해 동탁의 침실로 그림자처럼 스며 들어갔다. 
그 순간 으스스한 기운이 조조를 사로잡았다. 

“왔느냐?” 동탁이 눈을 크게 뜨고 웃고 있었다. 당황한 조조를 즐거운 듯 바라보는 동탁의 손에는 한 장의 종이가 쥐여있었다.

왕윤이 ‘조조의 속마음을 알수 없으니 오늘밤 조심 하라’는 밀서를 이미 동탁에게 보내놓은 것이었다. 조조가 실패 할 경우 초선도 죽게 되리라는 어버이의 염려에서, 우선은 그녀를 살리고 보자는 조급한 마음이 그렇게 시킨 것이었다. 

영문을 모른채 절망적인 얼굴로 쳐다보는 초선을 외면하며 조조가 외쳤다. “동탁! 오늘은 날이 아니 구나. 하지만 나 조조 기필코 다시 오겠다. 그때는 동탁 너 돼지의 목을 따 주마!” “이런 미친놈!” 조조는 이번에는 무섭게 초선을 노려보았다.

“네년이 저 돼지를 깨워 나를 기다리게 한 거냐! 요망한 것이 눈치도 빠르구나! 어디 돼지와 함께 한번 잘 살아보거라!” 이렇게 외치고 조조는 날쌔게 침실에서 사라졌다. 

“멍청한 놈! 날 죽이는게 그렇게 쉬운줄 아나! 초선아! 저놈 말 들었지! 널 저주하다니 제정신이 아닌 놈이다! 이제부터 너는 나의 곁을 떠나지 마라! 그래야 네 양부도 늘그막에 편안히 지내지! 조조놈은 내가 씹어먹고 말테니 염려놓거라!”

초선은 그래도 무섭다는 듯 동탁의 품 안을 파고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어디 잘 살아보거라’고 한 조조의 말이 원망스러워서가 아니었다. 행여 공모의 의심을 받게 될까 봐 임기응변으로 한 말임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노려보던 눈 속에 서려 있던 안타까움과 연모의 빛을 초선은 놓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조조님! 부디 무사히 벗어나세요. 언젠가 만날 날이 오겠지요. 오늘 당신의 그 말씀 그 어떤 사랑의 달콤한 말 보다 더 내 가슴을 울리는군요!”

동탁의 부하들이 사방으로 뛰어 다니며 조조를 잡으려고 애썼으나 조조는 용케 변장을 하고 빠져나가 낙양을 벗어났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어린 몸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며 적장의 품에 안기는 초선의 마음과 같이 한글날을 맞아 내 국가를 사랑하고 국익을 생각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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