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433회]

* 조조, 15만 명 병력 동원 한중 정복,  참모 장수 반대에도 ‘중도이폐’
* 전쟁 오래 끌지 않고 신념 지켜, 단기적은 손해… 장기적으로는 이익

당태종 이세민(599.01.23. ~ 649.07.10.) 그의 즉위 과정은 지저분했으나 통치는 길이 빛을 남겼다(자료출처 : 인물세계사)
당태종 이세민(599.01.23. ~ 649.07.10.) 그의 즉위 과정은 지저분했으나 통치는 길이 빛을 남겼다(자료출처 : 인물세계사)

644년 4월 당태종은 15만명의 병력으로 고구려를 공격해 왔다. 첫 싸움인 신성전투에서 부터 요동성 전투까지 쾌승했다. 무려 3만명의 고구려병사를 포로로 잡았다. 승세를몰아 안시성공격에 나섰다. 

고구려는 15만 명의 병력을 구원병으로 보냈다. 그러나 이 병력마저 당 태종은 전멸시킨다. 고구려의 운명은 풍전등화였다. 그런데 조그만 성 하나가 당 태종의 발목을 잡았다. 고구려의 양만춘 장군이 철통같은 방어를 한 것이다. 

몇 달 동안 별별 방법을 다 사용했지만 함락시키지 못했다. 식량과 물이 부족해 지고 추위가 닥치자 당 태종은 철수를 결정한다. 부하들은 중도이폐(中道而廢) 라면서 반대한다. 

부하 장수들 말처럼 더 싸웠으면 함락시켰을 수도 있다. 그러나 후세의 사가들은 당 태종의 중도이폐, 즉 철군 결정이 현명했다고 말한다. 공자의 제자인 염구가 말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도리를 따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도리를 실천 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공자가 말한다. “그렇지 않다! 힘이 모자라는 사람은 도중에 그만두고 만다(中道而廢). 그러나 너는 선을 그어 놓고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중도이폐’는 ‘어떤 일을 중도에서 그만두어 버림’ 으로 좋은 뜻으로 사용하는 말은 아니다. 여기에서 나온말이 ‘가다가 그만두면 아니감만 못하다’이다. 

서민들은 이 말을 ‘변을보고 밑을 닦지않는 찝찝함’ 의 뜻으로 사용했다. 흥미롭게도 조조는 전쟁에서 중도이폐의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왜 조조는 전투를 깨끗하게 끝내지 않고 그렇게 했을까?

유비가 익주를 차지하자 조조는 분노했다. 유비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한중이 전략적 요충지였다. 215년 조조는 15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 한중의 장로를 공격한다. 조조는 군사를 3대로 나눴다. 선봉은 하후연과 장합이 맡고 조조는 중군을 맡았다. 후군은 조인과 하후돈으로 세웠다. 

당시 조조의 최고 전력을 총동원한 전쟁이었다. 양평관 전투와 남정성 전투를 간신히 승리로 이끈 조조는 마지막 결전지인 파중성으로 진군했다. 이 전투에서 조조는 적의 모사였던 양송을 매수해 장로를 배반하게 한다. 장로는 조조의 공격과 부하의 배신으로 항복하게 된다. 조조가 한중을 정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승리한 조조가 수도로 귀환하겠다는 것이다. 조조의 참모와 장수들은 반대했다. 승리의 기세를 타고 익주를 공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조조는 한중을 수비 할 장수만 놓아두고 수도로 철수한다. 

전쟁의 법칙으로나 조조병력의 기세로보나 익주를 공격하는것이 상식이었다. 유비와 제갈공명이 조조가 공격할까 벌벌 떨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조조의 비상식적인 것처럼 보이는 행동은 어디서 나왔을까? 

손자병법에서는 말한다. 
‘전쟁하기 위해서는' 
말이 끄는 전차 1.000대, 
운송 수레 1.000대, 
무장 병사 10만 명, 
천 리의 식량 수송,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비용, 
사신 왕래 비용, 
무기 유지와 수리에 들어가는 돈, 
갑옷과 도구 비용 등 하루에 천금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속하게 승리하는 것이다. 전쟁기간이 길어지면 재정이 고갈된다. 이런 틈을 타 다른 나라가 공격해 올 가능성이 있다.’ 

조조는 손자병법을 주해 할 만큼 뛰어난 병법연구 가였다. 그의 신념은 전쟁을 오래 끌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서주를 공격 할 때 여포의 공격 으로 근거지인 연주를 빼앗겼던 아픔도 더했다.

적벽대전 이후 조조는 세 번의 전쟁을 치렀다. 마초와 한수를 격파했고, 다음 손권과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한중의 장로를 공격했다. 
이 세 전쟁은 승패가 달랐다.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일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않았다는 것이다. 궁지에 몰린 적을 끝까지 쫓지 않았다. 승리하지 않고 철수하기도 했다. 얻었으되 다시 잃기도 했다. 

그의 행동은 ‘중도에 그만두다(中道而廢)’라는 고사성어로 잘 설명이 된다. 그런데 이것이 조조의 뛰어난 전략이자 병법이었다. 

단기적으로는 손해인 듯하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이었다는 것이다. 병법을 현실에 적용한 장수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조조가 아닌가? 

전쟁을 질질 끌지 마라
64년 공산주의 도미노현상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미국이 월남전에 참전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총화력의 4배인 800만톤의 폭탄을 투하했다. 무려 54만명의 미군이 주둔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거액인 2.4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5만 7.000명의 병력이 전사했다. 전투기 등 항공기가 5.700대나 추락했다. 미국을 반전문화로 이끌었다. 9년만에 미군은 철수한다. 

마이클 매클리어가 쓴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이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베트남전에 종군기자로 참전했던 사람으로 그의 책은 미국 군사서적클럽과 문학협회 필독서로 선정됐다. 

저자는 미국인이면서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베트남전을 바라본다. 그는 미국이 전쟁을 너무 질질 끌었다고 말한다. 그것이 미국의 굴욕을 불렀다는 것이다. 

오늘도 계획한 일들을 '중도이폐' 하지 않는 지혜로운 화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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