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만 헷세의 <꿈>

언제 같은 꿈 ---
다갈색 꽃 피어 있는 상수리나무
여름 꽃 만발한 뜰
그 앞에 쓸쓸히 서 있는 낡은 집.


거기, 고요한 뜰에서
어머니는 어린 날 안아 주셨지
아마 이젠 ------ 오래전부터였겠지만 ----
집도, 뜰도, 나무도 사라지고 없으리.

지금은 그곳에 들길이 나고
쟁기와 써레가 지나갈 테지
그리고 이제 남은 거라곤
고향과 집과 뜰과 나무에 어린 내 꿈뿐.


나의 고향은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사부실 마을이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고향을 떠나 대구로 나온 뒤로
사부실 고향 마을은 늘 꿈속에 있었다.

7년 전인 70세 때 목회직을 은퇴하던 때에
고향 마을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세월을 한가로이 보낼까 하는 생각으로
고향 마을을 찾았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살던 초가집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어린 시절 소 먹이며 산으로 들로 함께 뛰어다니던
친구들은 종적조차 알 길이 없었다.
이제 그 시절, 그 동무들은 꿈속에서만 있게 되었다.

이제는 고향 마을과는 너무나 멀리 떨어진
동두천 산속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를 잡아
새로운 고향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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