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사하고 발표할 때까지 다른 사람은 감히 나서지 말고 믿으라는 것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속의 김남희 변호사는 5일 <프레시안>의 기고문을 통해 “판결문을 전부 읽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판결이 얼마나 정치적일 수 있는지, 얼마나 정권의 눈치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면서 “법률적 쟁점은 차치하고, 법원의 사실판단과 그에 대한 근거가 너무나 비약적이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이 공표했다고 인정된 허위사실은 ① 박수종 변호사(이명박 대통령을 변호하다가 사임한 사람)의 사임이유에 대한 추측성 진술, ② 2001. 5.경 김백준(이명박 측근)의 계좌에 98억 원이 들어왔다가 김경준의 주가조작 범행에 동원된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에 빌려준 것으로 보아 이명박 후보자의 (김경준과의) 2001. 4. 경 결별선언은 거짓이라는 주장, ③ 이명박 후보자가 2001. 7.자 세금계산서에 LKe(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이 설립했던 회사) 대표이사로 기재된 점 등에 비추어 이명박 대통령과 김경준의 2001. 4.경 결별선언은 거짓말이라는 주장, ④ (BBK는 100% 이명박의 소유라는 취지의) 김경준의 자필메모를 검찰이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 발언 등 4가지 점이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①번 발언을 보면, 정봉주는 기자에게 "박 변호사가 본인이 자료를 확인한 후 이명박 후보자가 기소될 수 있는 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이게 어디가 '허위'이고, 어디가 '사실의 공표'냐”면서 “아무리 읽어봐도 추측과 의견으로밖에는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④번 발언은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거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 발언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라고 판단한 법원의 판단은 기가 막힐 정도”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②번과 ③번 발언 역시 김백준의 계좌가 존재하고 돈이 오고 간 사실,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세금계산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 대표이사 명함, 이명박 대통령의 광운대 강연 등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를 근거로 한 발언으로, 허위가 아니거나 발언 당시에 정봉주는 위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그런데 이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정말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우선, 정봉주가 자신의 공표사실이 허위라는 것에 대해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그 근거로 ‘김경준을 직접 만나서 확인을 하지 않았고’, 나경원 의원이 이미 그 점에 대하여 해명했거나, 한나라당에서 반박 보도자료를 낸 점을 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한 마디로, 검찰이 수사하고 발표할 때까지 다른 사람은 감히 나서지 말고, 검찰의 수사를 믿으라는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신뢰할만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기관이었나?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범죄자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집권당 후보자의 혐의를 수사하라고 내버려두고 의혹 제기도 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을 이해해보려고, 다른 자료들은 참고하지 않고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나 증거만을 꼼꼼히 읽어보았지만, 여전히 이해도 납득도 가지 않는다”면서 “과연 법원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기관인가. 법원의 중립성에 관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변호사는 지난해 여름 참여연대로 옮기기 전까진 유능한 변호사로 대형 로펌에 근무 중이었다. 그러나 그는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성공한 소수만을 위한 사회에 누구든 저항감을 느낀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공익변호사의 길로 발을 들였다.
권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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