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자택 신년인사 북적..政者正也 새해 휘호

[조은뉴스=신영수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1일 “정치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의로워야 한다”며 ‘정자정야(政者正也·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를 새해 휘호로 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신묘년 첫 날인 1일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세배를 온 정치인과 각계각층의 하례객들을 맞으며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신년인사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 홍사덕·김영선·권영세·안경률·이군현·이성헌·장광근·김선동·김성회·박영아·여상규·이종혁·정옥임 의원이 찾아왔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 무소속 이인제 의원과 함께 몸이 불편한 최형우 전 의원, 박종웅 전 의원 등 상도동의 구 민주계 인사들의 얼굴도 보였다.

정부에서는 이재오 특임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정자가 방문했다.


또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영삼 정부’ 때 재임했던 고건, 이수성 전 총리, 신경식 전 정무제1장관, 당시 외무장관을 지냈던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상도동계 인사인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도 모습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막말’ 논란을 빚은 민주당 천정배 의원을 지칭, “나도 국회의원을 했지만 그런 사람은 처음 본다”며 “명색이 국회의원과 장관을 한 사람인데 국민 보기에 창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는 “내가 ‘픽업(pick-up)’해 국회의원, 장관을 시키고 온갖 것을 다 한 사람인데…”라면서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정치가 엉망이 됐다”고 질타하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정치인 중에 귀담아 들어야 할 사람이 많다”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남북관계와 관련, “지난해 연평도 무력도발이나 천안함 폭침사건 등 너무도 험한 일이 많았다”며 “북한이 비정상적이고 미친 짓을 했는데 올해는 편안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재임 시절 김일성 북한 주석과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 큰 변화가 있었을텐데 만나지 못해 아쉽다”라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돈을 갖다주고 만나자고 한 것도 아니고 김 주석이 먼저 만나자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병국 의원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한 사람들 중 가장 잘했다”고 축하했다. 이에 정 의원은 “서류를 제출한 지 3개월 정도 됐다. 인사 검증을 3개월 동안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측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민주당 상임고문과 이훈평, 장성민 전 의원도 이날 상도동을 찾아 김 전 대통령에게 세배 인사를 했다.

권 전 고문은 김 전 대통령의 안부를 물으며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장 전 의원은 “작년 1월 1일 세배를 하고 딱 1년 만에 뵙는데 오히려 1년 더 젊어지신 것 같다”고 인사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적당히 먹고 적당히 자고 적당히 운동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3가지 건강유지 ‘비법’을 소개한 뒤 이희호 여사의 안부를 물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측 상도동계 인사들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방문해 세배했다. 상도동계인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는 이날 정옥임 한나라당 원내대변인, 김성회 원내부대표와 함께 동교동 사저를 찾았다.

김 원내대표는 4분여의 면담에서 이 여사에게 “건강한 모습을 뵙게 돼 마음이 좋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셨다”고 말했고, 김 특보는 “이 여사가 더욱 건강하셔서 후배들을 많이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여사는 “저도 90세가 됐다.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라”며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한나라당 안경률, 이군현 의원과 함께 동교동을 찾아 이 여사의 안부를 물었다. 이 장관은 이 여사에게 “더욱 건강해지신 것 같다. 김 전 대통령이 계셨다면 더 좋았을텐데…”라고 아쉬움을 표했고, 이에 이 여사는 “바쁘실텐데 (와줘서) 감사하다”며 “이명박 대통령 내외분 모두 건강하고 복 받으시라고 감사의 말을 전해달라”고 인사했다.

한편 이날 동교동을 찾은 민주당 의원들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 폭력 논란을 빚었던 김성회 의원과 동행하자 “왜 하필 김 의원이냐”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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