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독서 시간’, ‘EBS 교육 방송 시청’으로 한계 극복

[조은뉴스=임시후 기자]   현재 양구여자고등학교(http://www.yanggu-gh.cschool.net/주영성 교장/이하 양구여고) 운동장에는 인조잔디를 까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서는 건축한 지 30년이 다 되어 소음 방지가 전혀 되지 않던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을 했으며 도서관과 가사실도 새롭게 정비했다.

여기에 최근 ‘기숙형고교’로까지 선정되어 교육환경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9월 주영성 교장이 양구여고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학생들이 생활하기에 학교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했다. 특히 농산어촌의 지역적 특성상 학생들 대부분이 통학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해안이나 방산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통학에만 하루 2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폭설이나 호우 때에는 아예 등교를 하지 못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았다.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도시로 진학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인재 유출 현상도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기숙형고교 선정으로 인해 이런 문제점들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숙사가 건립되면, 희망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학업에 전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생 지도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학부모들도 양구여고에 대한 신뢰가 생겨 지역 인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기숙형고교는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숙사 운영비와 식비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양구여고는 앞으로 1·2·3학년에 연계된 멘토링 제도로 기숙사를 운영할 방침이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서로 멘토와 멘티가 되어 협력하면 ‘더불어 사는 삶’, ‘이타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어 보다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게 학교장의 예상이다.

아침 독서 통해 배경지식 쌓고 학업도 성장
현재 양구여고에서는 전교생이 아침에 다함께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아침 독서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읽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요즘 학생들은 비디오 세대라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도 않고 흥미도 느끼지 못 한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된 의견이다.

그래서 양구여고에서는 이런 오늘날의 상황을 고려해 전체 학생과 교사가 매일 아침 20분간 일률적으로 독서를 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그리고 다독하는 학생들에게는 격려 차원의 분기별 시상을 진행하고 있다.

“생각에 따라 20분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아침 독서 시간을 1년 넘게 운영하다보니 학생들의 독서량이 느는 것 뿐 아니라 배경지식도 풍부해져 학업 성장의 효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교사들의 말처럼 양구여고 학생들이 아침 독서 시간을 통해 한 달 평균 3권을 읽는다고 가정하면 입학해서 졸업하는 3년 동안 약 100권의 책을 읽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양구여고 학생들은 매일 1시간씩 ‘EBS 교육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실 양구는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사교육은 현실적으로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학교 교육에만 의존해야하고, 따라서 학업에 대한 갈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열의에 비해 학부모들은 관심도 덜하고 경제적인 형편도 넉넉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년 10월23일 강원외고가 준공되었고, 내년 3월에는 개교를 앞두고 있어 지역 사회와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봉사동아리 이웃사랑 실천, ‘우수동아리’ 영광
양구 출신으로 고등학교까지 이곳에서 마쳐 열악한 지역적 환경을 누구보다 잘 간파하고 있는 주 교장.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구여고는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매일 1시간씩 지속적으로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얻는 효과도 있다. 양구는 휴전선에 인접해 있어 군이 주둔해 있는 지역이다.

그렇다보니 생생한 통일·안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낮에도 포 소리가 들리고, 해안 제 4땅굴이 있어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양구에서는 매년 6월, 우리나라의 유일한 행사인 ‘도솔산 전적문화제’가 개최되고 있어 학생들이 이런 각종 행사를 지원하면서 통일·안보 교육을 몸소 체득하고 있다.

학교의 규모가 작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려 질의·응답을 활용한 1:1 맞춤식 교육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구여고에서는 이런 지역적 환경을 밑바탕으로, 이번 기숙형고교 선정을 통해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아 향토를 사랑하고 투철한 국가관을 지닌 지역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한편, 양구여고 학생들은 4개나 되는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활동할 만큼 지역 사회 봉사에 적극적이다. 특히 학생들은 노인 재가 시설인 ‘안나의 집’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마다 연말에는 불우한 이웃에게 연탄을 사서 직접 배달하는 것도 양구여고 학생들이 실천하고 있는 이웃사랑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연말에만 이런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양구여고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런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은 강원도교육청에서도 인정, 지난해 우수동아리에 뽑히기도 했다.

“사랑합니다” 인사 슬로건으로 사랑 넘치는 인성 교육의 장
양구여고 학생들과 교사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주 교장이 양구여고에 부임했을 때 학생들 사이에 거리감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워 제안한 방법이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대부분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들이 고등학교까지 같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비해 양구여고 학생들은 모래알처럼 화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가족 같은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인사 슬로건을 정해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쑥스러워 했지만 이제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가 익숙해져 교정에 사랑이 넘치고 있다. 더불어 자연스럽게 인성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너나없이 힘들었던 시절을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다름 아닌 ‘꿈’이었다”고 말하는 주 교장. 그는 양구여고 학생들이 혹시라도 환경과 상황 때문에 꿈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이 많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꿈이 실현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용기와 신념을 심어주려 노력한다. 주 교장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3년 8월28일 워싱턴 행진에서 한 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를 특히 좋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기숙형고교 선정으로 이제 본격적으로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시행해 지역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양구여고.

주 교장은 “먼저 학생들의 교육 욕구를 충족하고 나아가 지역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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