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조수현기자]   최근 실력파 신인들이 참여한 솔로곡 ‘내 맘을 아냐고’를 싸이월드에 독점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힙합 듀오 써니사이드의 멤버 명준(이하 MJ)이 인기가수들과의 피쳐링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아찔했던 첫 녹음의 기억
MJ에게 첫 녹음은 지금 생각해봐도 부끄러운 기억이다.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여한 힙합앨범 ‘2001대한민국’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MJ는 자신이 동경하던 선배들과 한 앨범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욕이 넘쳤다. 문제는 인천에서 독학으로 랩 실력을 키운 MJ는 마디 개념이 없었던 것.

대부분 피쳐링이 8마디가 기본인데 첫 녹음에 욕심이 과했던 탓에 16마디 분량의 랩을 만들어 간 것이다. 당연히 녹음이 잘 되었을 리 없다. 좌절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이 헛되진 않았다. 다음날 다시 연락이 와 다행히 앨범에 참여할 수 있었고 지난 후에야 알았지만 현재 같은 그룹의 멤버인 ‘마스터 챙’도 이 앨범에서 만났다.

- 첫 타이틀 피쳐링, 故 유니와의 슬픈 인연
가요계에 이름을 알리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다양한 앨범에 참여는 했지만 그저 앨범의 수록곡이었던 터라 언더그라운드에서의 방황은 계속됐다. 그러던 중 故 유니 3집 타이틀의 피쳐링 제의가 들어왔다.

당시 앨범 발매마다 화제를 일으켰던 여가수 유니였기에 대중들에게 MJ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기대가 컸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유니가 자살을 선택한 것. 워낙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였기에 충격이 컷을 뿐 아니라 공들여 작업했던 앨범이 모두 수포가 되어 또 한 번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 이상형 ‘남규리’와의 조금 특별한 인연
씨야, 다비치, 블랙펄이 함께 불러 화제가 된 곡 'Blue Moon'의 피쳐링 제의가 들어왔다. 평소 존경하던 작곡가 김도훈의 곡이라 노래도 들어보지 않고 흔쾌히 참여했다. 결과적으로도 그 해 여름 대박을 쳤던 이 곡은 단순히 앨범의 성공여부를 떠나 MJ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평소 이상형이라 생각했던 남규리를 실제로 만나게 된 것이다. 바로 옆에 남규리가 있다는 생각에 평소이상의 실력을 발휘 녹음도 훌륭하게 마무리했다. 지금 회상해도 가슴 뛰는 추억이다.

- 허경영허본좌 앨범 피쳐링, 인생 최대의 실수
MJ는 지난 10월, 재미있는 작업에 참여했다. 바로 신드롬까지 일으킨 정치인 허경영의 두 번째 싱글앨범이었던 ‘허본좌 허경영’에 작곡가 조재윤씨와의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피쳐링을 맡게 된 것.

이 작업에 대해 MJ는 딱 잘라 말했다. “정말 후회돼요. 당시엔 그저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유쾌하고 독특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 신드롬과 함께 써니사이드의 이름을 알리고 싶기도 했죠. 그러나 그 후 SBS에서 방송된 다큐프로를 본 후 인간적인 실망과 함께 배신감까지 느끼게 됐어요. 즐거운 음악도 좋지만 직접 랩메이킹을 하는 랩퍼로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 신중함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었죠.”

- 피쳐링 랩퍼의 비애
MJ는 SG워너비, MC몽, V.O.S, 빅마마, 가비앤제이, 전진, 장나라, 씨야, 다비치, 제이워크, 길건, FT아일랜드, 태사비애 등 수많은 가수의 노래에 랩메이킹 혹은 피쳐링 랩퍼로 참여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이름을 알리진 못했다. 보통 많은 가수들이 이미 인기 있는 랩퍼나 보컬을 활용해 피쳐링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기나 인지도 면에서 떨어지는 MJ는 음원에 표기조차 안 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고 18일,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앨범까지 발매하게 됐다. 실력 하나만으로 이름이 알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MJ는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특별한 시도를 했다.

실력 있는 신인들의 도움을 받아 첫 앨범을 제작한 것. 이제는 뭘 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으로 대중 앞에 나설 수 있어 너무 기쁘다는 MJ는 이번 앨범의 솔로곡 ‘내 맘을 아냐고’ 뿐만 아니라 실력 있는 신인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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