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자체가 우리의 국격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

[조은뉴스=조대형 기자]   지난 9월 대한민국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온 세계에 알려졌다. 다른 선진국들을 제치고 내년 11월에 열릴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장국에다 주최국까지 겸해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코리아 프리미엄’을 알리게 된다.

한해를 보내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다가올 내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기 때문이다. 2010년은 대한민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드높일 수 있는 국가적인 행사가 준비돼 있다. 바로 내년 11월 개최될 제5차 G20 정상회의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우리나라는 회의 개최뿐 아니라 의제 설정,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의장국에다 주최국까지 겸해 새로운 틀과 판을 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개소식을 가졌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그동안 청와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던 조직을 하나로 모아 11월 9일 대통령 직속으로 설립됐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등 관계자 1백여 명이 참석한 개소식에서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것부터가 우리의 국격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며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해서 외교사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발전사에 이정표를 만들어내야 한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코리아’를 구현하는 데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진두지휘할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의제 개발과 조정 등을 맡는 기획조정단을 비롯해 의전과 행사를 담당하는 행사기획단, 홍보전략과 대외 홍보를 맡는 홍보기획단 등 3개의 실무 조직으로 구성됐다.

“유치 자체가 인정받은 것…글로벌 코리아 구현에 도움”

정상회의 유치 및 준비 과정 등 국가기록을 남기는 작업도 진행된다. 기획조정단에 백서팀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다. 백서에는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4월 영국 런던 제2차 회의, 9월 미국 피츠버그 제3차 회의 등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벌인 활동들이 상세히 기록된다. 특히 다른 나라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제5차 회의를 유치하게 된 상세한 상황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회의 개최지는 서울로 결정됐지만 주 회의장 후보지 결정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이에 서울시는 코엑스를 비롯해 대형 국제회의를 치를 만한 시설이 한정돼 있기에 내년 봄 한강에 건립되는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를 주 회의장으로 활용토록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와 관련한 10여 개의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이라 이를 유치하기 위한 시도 간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1월 20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제3차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10여 가지 국제회의가 열리는데 가능하면 지역을 나눠서 개최해볼까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이어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내년 2월 27, 28일 예정된 G20 재무차관회의를 인천 송도에서 개최키로 결정했다.

박기홍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홍보기획단 사무관은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재무장관회의, 재무차관회의, 셰르파 회의, CEO 포럼 등 관련 회의가 많은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지역 배분 개최 문제를 추후 종합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30일 충청포럼은 ‘G20 정상회의 개최 의의와 준비방향’이라는 주제로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을 초청했다. 이날 유 장관은 “G20 정상회의는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도 가져다 줄 것”이라며 “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해 균형을 반영하고, 비(非) G20 국가들과의 협조관계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내년 10여 개 국제회의 개최…지역 배분 개최 논의 중

2010년 G20 정상회의 유치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각종 국제대회도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먼저 G20 정상회의와 같은 시기에 열리는 ‘세계음식관광축제’가 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한식 세계화’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추진되는 ‘한국방문의 해’와 엇물려 열리는 이 대회는 지역 음식과 관광자원을 국내외로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한식’으로 대표되는 고장 전북에서 개최되며 전주 발효식품엑스포, 전주 비빔밥축제, 부안 젓갈축제 등 다양한 행사와 연계돼 열릴 예정이다.

2011년에는 한국 관광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도와줄 제19차 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가 개최된다. 1975년 창립된 UNWTO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총회는 1백54개 회원국 장관급 정부 대표와 3백50여 개의 관광 관련 기구 대표 등 5백여 명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장관급 대표회의다. 아직 개최 도시나 일정은 미정이지만 UNWTO 총회 개최는 한국 관광의 이미지 제고와 컨벤션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11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대구에서 열린다. 2007년 3월 육상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구가 세계의 육상 강호 러시아와 호주를 따돌리고 당당히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대구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최상의 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2012년에는 제5차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제주에서 열린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자연 보전, 생물 다양성, 기후변화 등 지구환경 문제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한 번씩 회의를 열기에 ‘환경올림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여수세계박람회가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을 주제로 개최된다. 세계박람회(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국제행사로 여수세계박람회는 국격을 높이는 대표적인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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