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KS 사상 첫 3G연속 아치

‘가을 사나이의 귀환.’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김재현(33·SK)이 2008 한국시리즈에서도 무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1차전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가을잔치 대활약을 예고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던 김재현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차전에서도 호쾌한 스윙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 2점 아치를 그리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 이어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는 주인공이 됐다.

김재현의 활약을 앞세워 SK는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균형을 맞췄고, 2연패를 향한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정우람과 윤길현, 이승호, 정대현으로 이어진 SK 불펜진은 무실점 호투하는 등 벌떼 마운드의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재현은 팀이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가던 7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서 들어섰다. 맞선 투수는 2년차 임태훈.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 때 홈런을 터트렸던 상대인 탓에 자신감이 넘쳤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보낸 김재현은 두 번째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겼다. 이 공은 문학구장의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홈런으로 이어지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번 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임태훈의 슬라이더가 아주 좋아 변화구를 예상하고 중간 정도의 타이밍으로 배트를 휘둘렀는데 이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홈런 상황을 떠올렸다.

이 한방으로 김재현은 한국시리즈 데일리 MVP에 뽑혀 100만원의 상금을 덤으로 얻었을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루타에서도 98루타로 95루타에 그친 두산 홍성흔을 따돌리고 1위로 치고 나갔다.

김재현이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열흘 동안 그는 어느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강훈련으로 자기를 다스렸다. 특타를 자청했고, 가장 늦게 야구장을 떠날 정도로 각오가 남달랐다. 이런 마음가짐이 시리즈 1차전 홈런으로 이어졌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곱씹었던 김재현은 이날 만큼은 반드시 승리에 공헌하겠다고 다짐했고, 그것을 지켰다.

특히 이날 관중석에는 그의 아내 김진희씨를 비롯한 가족들도 응원을 위해 와 있었다. “1차전 때도 응원왔던 아내가 마치 자기가 와서 진 것처럼 생각하면서 2차전 응원을 주저했다. 상관 없으니 꼭 와달라고 했고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중요한 한방을 터트려 가장 노릇을 제대로 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한편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문학=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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