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수습보단 종부세 폐지 고집…국민 스스로 문제풀어

이명박 정부의 경제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한계점을 넘은 듯하다. 주가와 환율이 1300에서 만날 것이란 시장의 우스개는 이미 현실이 됐고 급기야 주가 1000선마저 무너졌다.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말만 철석같이 믿었던 국민들의 마음은 숯처럼 타들어간 지 오래다.

이제 국민들은 스스로 문제풀이에 나선 것 같다. 도대체 세계 10위권 경제규모에 6위의 외환보유액, 11년 전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달라진 경제 체질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불안한 것일까.

세계적 현상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뭔가 부족한 상황에서 결국 리더쉽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외환위기 때에 비해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면 그것은 리더십의 부재라는 것이다.

사실 IMF 극복의 원동력은 자발적 금 모으기로 표출된 국론통일에 있었고 이는 수 십년만의 정권교체를 동력으로 활용한 DJ의 노련한 리더십에 힘입은 바 크다.

반면 지금의 현실은 10년만의 정권교체와 경제위기 등 닮은꼴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제 사령탑의 면모는 지리멸렬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 큰 걱정은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독선적 리더십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과 추경 등을 놓고 심지어 여당과도 불협화음을 빚은 결과 '대리경질'이란 경고장을 받고서도 아슬아슬한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흩어진 민심을 보듬고 나가야 할 판에 오히려 종부세를 없애겠다고 고집해 중산·서민층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물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전광우 금융위원장에게도 책임은 있다. 하지만 조직·역할상의 한계나 이명박 대통령이 강 장관에게 유독 무게를 실어주는 정황을 감안하면 부차적인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은 강 장관 기용 방침을 고수함으로써 정책 실패의 책임에 스스로를 직접 노출시키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이 대통령은 7% 성장시대의 지도자에서 침체·불황 국면의 관리자로 역할 전환을 강요받고 있다.

희한한 일은 이처럼 심각한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내년 성장률 만큼은 여전히 5% 안팎에서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심지어 MB를 찍고 좋아했던 사람들조차 실망하고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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